신문로
윤 전 대통령 내란판결 미리보기
헌법연구자의 관점에서 이 달 19일에 있을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판결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한다.첫째, 지귀연 재판장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는 이제 공수처에 대통령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음을 이유로, 사실상의 무죄판결에 준하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기는 힘들게 됐다. 재판 시작단계에서 지귀연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공수처가 대통령 내란죄 사건에 대한 수사권을 가지는지가 불확실함을 들었다.
그러나 지난 1월 16일에 같은 서울중앙지법 백대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등 혐의 재판 1심에서 실형을 선고하면서 공수처의 대통령 내란죄 수사권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공수처가 윤석열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범행 수사를 하면서 특검법에 규정된 ‘관련범죄’로서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같은 1심, 그것도 같은 서울중앙지법의 다른 형사합의부의 중요쟁점에 대한 법적 판단은 존중해주는 것이 법원의 통례다.
둘째,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기도 어렵게 됐다. 지난 1월 21일에 같은 서울중앙지법 이진관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징역 23년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즉 12.3. 비상계엄에 대한 법원의 본격적인 첫 판단에서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확실히 성격규정을 한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지위에서 내란을 지시한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죄의 유죄판결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법원 비상계엄 ‘위로부터의 내란' 성격규정
이진관 재판부의 판결문은 기본적으로 내란죄에 관한 유일한 선판례인 전두환 등 신군부에 대한 내란죄 판례의 법리를 적용하는 데에서 출발하고 있다. 형법 87조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내란죄로 처벌하고 있고, 같은 법 91조에서 “국헌 문란”을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린다. 이진관 재판부는 ‘국회’라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의 ‘계엄해제요구권 가결’이라는 권능행사를 무장한 계엄군 투입을 통해 '불가능'하게 하려 했기 때문에 국헌 문란의 목적을 인정했다.
남은 것은 '폭동'에 해당하느냐이다. 전두환씨 등 판결에서 대법원은 '폭동'이란 ‘폭행·협박으로 한 지역의 평온을 해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이 때의 ‘폭행’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를, ‘협박’은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일체의 해악 고지를 의미하는 가장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으로 보았으며, 국헌문란 목적의 달성 여부는 내란죄 성립과 무관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례 법리에 따라 한밤중에 계엄군을 실은 헬기가 여의도 상공을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의사당 본청의 유리창을 깨고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순간 사형까지 가능한 내란죄는 이미 성립한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내란 목적이 없는 ‘경고성 계엄’이었다거나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없는 내란도 있느냐’는 윤 전 대통령측 주장은 앞으로 계속 배척될 것이다. 내란죄 성립은 내란 목적의 달성 여부나 살상자의 유무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진관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12.3. 내란을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에 의한 것이므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 즉 ‘친위쿠데타’에 해당한다고 보고, 전두환 등 신군부의 ‘아래로부터의 내란’에 대한 법원의 판단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한 부분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미 권력을 잡고 있는 자가 내란을 일으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뿌리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부분도 헌법적 가치를 잘 담고 있는 부분으로서 관심을 끈다.
19일 선고, 사법 단죄 본격적 시작 될 것
19일의 선고는 12.3. 내란에 대한 사법 단죄의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이며, 다른 내란 가담자들에 대해서도 잇달아 내란죄로 중형이 선고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 국민들은 확실하게 내란을 내란이라 부를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할 것이고,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넘어 진정한 내란청산으로까지 나아가는 든든한 동력이 확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