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으로 번진 세계유산평가 논란

2026-02-02 13:00:07 게재

오세훈 “종묘·태릉 이중잣대”

정원오 “둘다 평가 받으면 돼”

종묘에서 불거진 세계문화유산 논란이 태릉골프장으로 번졌다.

2일 여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여전히 오세훈 시장님께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의 핵심도 디테일도 놓치고 계신 것 같다”며 “원칙은 간단하다. 세계문화유산 근처의 개발은 유산영향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맞춰 조정해 추진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세운4구역은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한 사안임에도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서울시 태도를 비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에 태릉CC가 포함되자 “국가유산청과 국토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부를 저격했다. 유산청이 종묘 경관 훼손을 우려해 세운지구 개발을 반대하는 것과 달리 국토부가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강릉 인근 태릉CC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주장이다. 그는 “태릉CC는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포함돼 있고 세운지구는 그 범위 밖에 있다”며 “세운지구가 안된다면 태릉CC는 더더욱 안되는 것이고 반대로 태릉CC가 될 수 있다면 세운지구 또한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문화유산에 친명이 있고 반명이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번 기회에 정부의 기준이 무엇인지 대통령께서 명확히 정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달 1일 현충원에서 만나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구청장이 오 시장 주장을 반박하자 이번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까지 설전에 가세했다. 김 부시장은 “정원오 구청장님 덕분에 정부의 이중잣대가 더욱 또렷해졌다”며 “태릉CC는 2020년 8.4 대책 이후 세계유산영향평가 시범 대상지역으로 선정돼 이미 국가유산청 국내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건설 규모가 5000호를 넘을 수 없게 돼 사업성이 떨어지며 사실상 사업 중단 상태”라며 “태릉CC 개발 발표는 이 모든 과정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허 민 국가유산청장은 같은날 “국토부는 평가를 수용했고 서울시는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허 청장은 이어 “핵심은 물리적 거리나 규제가 아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절차를 누가수용하고 있느냐다”라면서 “서울시는 평가 절차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