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미국 전기차 수출 87% 급감
관세부과·보조금 폐지 원인 … 현대차·기아, 1월 판매는 호조
2025년 한국의 대미국 전기차 수출이 전년대비 9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주 원인이다.
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 신차 대수는 1만2166대로, 전년대비 86.8% 줄었다. 대미 전기차 수출 대수는 2022년 6만8923대에서 2023년 12만1876대로 급증했다가 2024년 9만2049대로 뒷걸음칠쳤고, 2025년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한달동안 미국으로 단 13대의 전기차만 수출되기도 했다.
대미 전기차 수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전기차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4.6%로 축소됐다. 전년 35.0%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전기차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가 관세 대응을 위해 현지 생산 규모를 늘린 것이 수출 급감의 이유로 지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7월 감세법을 통과시키며 전기차에 대한 7500만달러(약 104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같은 해 9월 30일자로 폐지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되자 현대차그룹은 관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전기차 공급량을 늘리기도 했다.
한국 최대 자동차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국내 전기차 생산 캐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울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축해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고, 기아는 전기차 전용 공장인 ‘이보 플랜트’를 오토랜드 광명과 오토랜드 화성에 구축했다. 늘어날 국내 전기차 생산 캐파를 위해 전기차 수출처를 유럽 등 미국외 지역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유럽연합(EU)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영국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가 전년대비 29.7% 늘어난 258만5000대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유럽지역에 특화한 전기차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와 보조금 종료 등으로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당분간 부진할 전망”이라며 “유럽 등 탄소중립 정책이 본격화한 다른 시장을 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MA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기동력차(순수전기차 플러그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판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종료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으로 연간 2.6% 감소한 152만2000대에 그쳤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동력차 비중은 9.4%로 0.5%p 하락했다.
순수전기차는 1~9월까지 선수요 효과로 누적 14%의 성장세를 유지 했으나 IRA 연방 세액공제 혜택 종료 후 수요가 위축되며 4분기에 30.9% 급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올 1월 미국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월 현지 판매량이 6만794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증가하며 역대 동월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기아는 1월 한 달간 미국에서 6만4502대를 팔아 전년대비 13.1% 증가율을 보였다. 기아도 역대 1월 최대 판매기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월 미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량을 2만7489대 판매하며 전년대비 65.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기차는 4471대 판매에 그쳐 33.7% 감소했다.
모델별로는 기아의 셀토스와 키니발이 전년대비 각각 85.8%, 60.4% 증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