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감식, 삼립 시화공장 화재 책임 분수령
4일 경찰·소방당국 시화공장서
발화 원인·안전관리 쟁점 확인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4일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이번 감식 결과에 따라 화재 원인뿐 아니라 안전 관리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가려질 전망이다.
4일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합동감식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R동 3층 식빵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 전기 설비 이상 여부 △ 기계 과열·마찰 등 설비 결함 가능성 △ 화재 초기 확산 경로 △ 옥내 소화전과 경보 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동자가 “화재 초기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한 점도 감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반복 사고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수사 강도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화재 원인은 식빵 생산라인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인지, 설비 결함인지 등 구체적인 원인은 합동감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단정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번 화재는 3일 오후 2시 59분쯤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 R동 3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3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2명 가운데 10명은 자력으로 대피했고, 2명은 4층과 옥상으로 피신한 뒤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7분 만인 오후 3시 6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50여대와 소방관 13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오후 6시 55분쯤 큰 불길을 잡은 뒤 대응 단계를 해제했고, 잔불 정리를 거쳐 오후 10시 49분 완진을 선언했다.
진화 과정에서는 옥상 철근이 내려앉아 내부 진입이 어려워 무인소방로봇과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등 특수 장비도 투입됐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1~2층 물류 자동화 창고에 50명, 3층 식빵 제조라인에 12명이 근무 중이었다. 공장 전체 근무 인원 544명 가운데 경상자 3명을 제외한 전원의 소재는 확인됐다.
해당 건물에는 옥내 소화전 설비는 있었으나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소방법상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SPC삼립측은 “화재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임직원과 현장 인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조치하고 있으며,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