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대표주자 머크·화이자, 엇갈린 실적 신호
머크, 특허만료 충격 경고
화이자, 기존약품으로 선방
미국 제약업계 대표 주자인 머크앤코와 화이자가 같은 날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크게 갈렸다.
로이터통신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크는 2026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다. 핵심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예상보다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머크는 2026년 매출을 655억~67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676억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를 비롯해 자누메트, 자누메트 XR, 수술 후 근이완을 되돌리는 주사제 ‘브리지온’ 등이 특허 보호 종료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롭 데이비스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월가와의 시각 차이는 대부분 특허가 만료되는 기존 제품군에서 나온다”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매출도 팬데믹 이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5년 4분기 실적 자체는 양호했다. 머크의 4분기 매출은 164억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항암 면역치료제 ‘키트루다’ 매출이 83억7000만달러로 7% 늘어나며 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 매출은 중국 수요 부진 영향으로 34% 급감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화이자는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이자는 2025년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66센트로, 시장 예상치 57센트를 웃돌았다. 분기 매출은 175억6000만달러로 예상치 169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항응고제 ‘엘리퀴스’ 등 기존 심혈관·항암 치료제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특허 만료와 신약 공백으로 당분간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매출 성장 회복 시점을 2029년 이후로 보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