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대항마 세레브라스, 231억달러 평가

2026-02-05 13:00:19 게재

오픈AI와 상업 계약 성공

대형 추론칩 효율 내세워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스의 기업가치가 4개월 만에 3배 급등했다. 엔비디아 일색이던 AI 반도체 시장에 균열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이 ‘차세대 강자’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세레브라스는 1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가 231억 달러(약 33조원)로 평가받았다고 4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지난해 9월 81억달러였던 기업가치가 불과 4개월 새 3배 가까이 뛴 셈이다.

이번 투자는 타이거 글로벌이 주도했으며, 벤치마크, 코투, 트럼프 대통령 장남이 후원하는 1789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특히 경쟁사인 AMD까지 투자에 가세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세레브라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독보적인 기술력에 있다.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반도체 업계의 통념을 깬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제조사들은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잘게 잘라 다수의 칩을 만든다. 하지만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칩 간 통신 병목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전력 대비 성능과 비용 대비 성능이 우수함을 내세운다.

엔비디아나 AMD가 연산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분리하는 것과 달리, 세레브라스는 연산 칩과 SRAM(정적 램) 메모리를 하나의 칩에 집적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데이터 이동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속도를 높이는 데 최적화된 구조다.

세레브라스의 가치 급등은 오픈AI의 칩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오픈AI가 AI 추론용 반도체에서 엔비디아의 대안을 모색 중이며, 세레브라스와 AMD, 그록(Groq)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3일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SRAM 비중이 큰 반도체를 개발하는 세레브라스, 그록 등과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세레브라스는 이를 거절하고 지난달 오픈AI와 직접 상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세레브라스가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신청을 철회한 이후 처음 성사된 대규모 투자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민간 시장에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이 상장 시점을 늦추고 더 오래 비상장으로 남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AMD에 이어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업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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