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별손보 인수전’ 하나금융 주목

2026-02-05 13:00:11 게재

중복투자 지적에도 ‘규모의 경제’ 기회

함영주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로 탄력

옛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하나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사모펀드인 JC플라워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하나금융에 금융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30일 예별손보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3개사를 모두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금융당국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 매각을 수차례 추진해 왔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메리츠화재가 나섰지만 노동조합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인수를 포기했고, 금융당국은 매각 대신 청산을 결정했다. 다만 보험가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계약자들을 주요 보험사로 넘기기로 했고, 청산전까지 관련 계약이전 업무를 맡을 가교보험사로 예별손해보험을 설립했다.

최근 예보는 예별손보의 예비입찰을 공고했고, 3개 인수자가 의향을 밝혔다. 예보가 이들의 사전심사와 인수의향서, 대주주 적격성 등을 평가한 결과 예비인수자 자격을 부여했다. 예비 인수자들은 5주간 실사,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이 본입찰에 참여하면 예보가 심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보험권에서는 예보가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가교보험사 설립으로 인해 과거 노조가 무력화된 점 등 예별손보 물건이 가벼워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JC플라워의 경우 과거에도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에도 인수 의지가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줬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부정적이다. 한 보험사 경영진은 “아쉽지만 사모펀드가 한국의 손보사를 인수해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면서 손사래쳤다. MG손보도 사모펀드가 운영한 과거가 있고,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롯데손보 대주주도 사모펀드다.

보험사 진출을 공식화한 한투 역시 예별손보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투는 BNP파리바카디프, KDB생명보험, 롯데손보 등의 인수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해 왔다. 다만 생명보험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로펌에서 보험업계를 주로 자문하는 한 변호사는 “새로운 업권에 진출하려는 한투로서는 각종 인수전을 통해 보험업계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게 적절하다”며 “생보사는 은행 증권 등 타업권과 협업이 자유롭지만 손보사는 은행과도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했던 하나금융이 부각하면서 보험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보험사 인수는 중복투자라는 지적이다. 하나생명과 하나손보 모두 홀로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실적도 신통치 않다. 특히 예별손보의 부실가입자 규모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섵불리 인수전에 뛰어들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복투자를 지적하는 이들은 하나금융이 예별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현재 하나손보와 예별손보를 더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을 짜고 있어 보험업 강화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하나손보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규모를 키우지 않고서는 뾰족한 방안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업종 특성상 가입자 규모를 늘리고, 기업보험 시장을 확대하면서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에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상고심을 파기환송했다.

만일 함 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주요 금융회사 인수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법원이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취지 판결을 하면서 금고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회장직 유지가 가능해지면서 인수전을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함 회장에게 안 좋게 나왔다면 예별손보 인수는 없던 일이 됐을텐데, 임기를 보장받은 이상 인수전을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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