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통상 현안 공조…대미투자특별법 한달 내 결론

2026-02-05 13:00:12 게재

9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출범

비쟁점 민생법안은 12일 처리

여야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해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 압박에 나선 가운데 통상 현안 해결을 위한 입법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입법’을 잠시 미루고, 국민의힘은 ‘선 비준동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특위 구성이 타결됐다. 여야 간 합의된 비쟁점 법안은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4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대미투자특별법 심의를 위한 특위 설치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여야는 오는 9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리는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특위는 총 16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위원 배분은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정해졌으며,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위원을 각각 1명 이상씩 포함하기로 했다.

특위의 활동 기간은 한 달로 설정됐다. 여야는 특위 논의를 거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법안 의결을 마칠 계획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작년 11월 한미 관세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발의된 것으로 △한미전략투자기금 설치 △전략투자공사 한시적 설립 △전략적 투자의 추진체계 및 절차 등이 담겨 있다.

이번 합의가 성사된 데는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컸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한미 관세 합의가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이므로, 헌법 제60조에 따라 특별법 처리 이전에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와 관련해 송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관세 재인상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 대승적으로 협력하기로 정했다”면서 “야당인 우리 당에서 협력을 먼저 제안한 만큼 정부 여당도 이에 충실히 따라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떤 난맥상이 있었는지 국민을 대신하는 국회 앞에 성실히 밝히기 바란다”면서 “실질적으로 비준에 준하는 엄격한 심사와 법안이 성안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는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상호 합의된 비쟁점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국 경색의 원인이 되었던 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 및 ‘검찰개혁 법안’ 등의 강행 처리는 일단 멈춤 상태에 들어갔다.

당초 민주당은 5일 본회의를 열어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자사주 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하며 반발해 왔다.

한 원내대표는 4일 “2월 국회에서 개혁·민생 법안을 함께 처리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개혁 법안에 대한 부분은 계속 (야당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대미 통상 현안을 계기로 협치의 물꼬를 텄지만 향후 개혁 입법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