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양성환자에 성병 30가지 검사 등 ‘과잉진료’ 탐지

2026-02-05 16:38:52 게재

건보 이사장 “적정진료 정착, 연간 건보료 1.1% 증가분까지 절약 가능” … “통합돌봄 발굴·서비스 연계 허브 역할”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의료 행위량을 조정하지 않으면 건강보험 재정은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늘어나는 의료 행위량을 조정하지 않으면 건보 재정은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며 “과잉 진료 대신 적정 진료 문화를 정착시켜 고갈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기, 의정갈등 시기를 거치면서 급여비가 증가폭이 줄어들었지만 이후 해마다 급여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가파르게 감소하는 당기수지 흑자와 계속 증가하는 지출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재정 고갈 상황은 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신년 기자간담회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5일 서울 영등포북부지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 도중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건보공단 제공

정 이사장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급여 지출의 주원인으로 인구노령화보다 ‘의료 행위량’을 지목했다. 공단과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2∼2019년 고령화와 입원·외래 진료(횟수)가 지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수가와 행위량의 곱’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44%에서 77%로 급격히 늘었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사실 인구가 줄고 있다.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일부 늘어 나지만 그 비율을 보면 의료 행위로 인해 지출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 행위가 적절하고 정당한 건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건보공단은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 역할을 강화하고 과잉 진료를 폭넓게 탐지할 계획이다. 공단은 203개 질병의 1227개 행위군을 교차 분석해 통계적으로 비정상적인 행위를 수행하는 기관을 탐지, 의학계의 자문을 받아 방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사례를 들면 독감 양성 환자한테 성병 검사를 포함해 30여가지 검사를 한 경우가 있었다. 정 이사장은 “이런 의료기관은 그 진료행위의 이유와 의료적으로 중요한 행위였는지 묻고 계도한다. 환자가 오면 무조건 모든 검사를 하는 것에 대한 적절한 제재와 절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과잉 진료 탐지로 인해 적어도 1년에 건보료 0.5∼1.1% 증가분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단 계산이다.

정 이사장은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세 번이나 직접 지시했고 생방송까지 됐으니 될 거라고 공단은 보고 있다.

정 이사장은 “불법 개설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며 “전체 의료기관 중 연간 300곳 정도 방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왔다”며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해 복지 대상자를 발굴하고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연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의 퇴원 환자·통합돌봄 신청 및 연계 현황 지도가 본격 공개되면 통합돌봄이 더 잘 되는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담배 소송에서 공단이 패소한 것과 관련 정 이사장은 “1심법원이 ‘인과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2심에서는 ‘더 따지지 않겠다’며 (관계를) 인정했다”며 “상고해 일부 승소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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