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실적 호조에도 주가 17% 급락
중국 매출이 논란 부추겨
AI 가속기 성과 검증 시작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2025년 4분기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중국향 AI 칩 매출에 의존한 성장 구조가 드러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월가는 실적의 ‘질’을 문제 삼았고, 엔비디아와의 격차 축소 속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AMD는 2025년 4분기 미국 일반 회계 기준 매출이 102억7000만달러로 직전 분기(92억4600만달러)보다 11%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억1100만달러로 전 분기(12억4300만달러) 대비 22% 증가했고, 희석 주당순이익(EPS)도 0.92달러로 0.75달러에서 23% 뛰었다. 연간 매출은 346억3900만달러, 매출총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AMD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거래일에 17.3% 급락해 2017년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이 성장의 원천을 예민하게 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논쟁의 중심은 대중국 AI 칩 매출이다. AMD는 2026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98억달러(±3억달러)로 제시하면서, 이 가운데 중국으로 판매되는 MI308 계열 매출이 약 1억달러 포함된다고 공개했다.
로이터는 이 가이던스가 중국향 AI 칩 매출 덕에 지지된 측면이 있어, 이를 제외하면 데이터센터 부문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시각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AMD는 4분기에 MI308 중국 매출이 약 3억9000만달러였고, 과거 MI308 재고 관련 충당금을 약 3억6000만달러 되돌리면서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두 요인을 제외하면 4분기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이 약 55%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중국 매출 효과를 걷어내면 결과가 밋밋해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운영비 증가 속에서 AI 로드맵의 실행력이 더 강하게 검증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AMD의 4분기 영업비용은 38억25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7% 늘었다.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이제 AI 가속기에서의 실질 점유와 고객 확산 속도로 옮겨갔다. AMD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54억달러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고 밝혔지만, 블룸버그는 이번 주가 급락을 AI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경쟁사인 엔비디아가 주요 고객을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실적이 좋았다는 평가에도 주가가 꺾인 것은, 시장이 이제 매출 증가보다 AI 가속기 매출의 질과 이익 성장 가능성, 그리고 엔비디아와의 격차 축소 속도를 더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