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프랜차이즈 절반, 차액가맹금 수취

2026-02-06 13:00:04 게재

피자헛 대법원 판결 계기로 관행 재조명 … 서울시, 표준가맹계약서 개정 건의

서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절반 가까이가 가맹계약서에 적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서에 없는 비용 부담을 문제 삼은 대법원 판결 이후, 서울시는 차액가맹금 분쟁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계약 구조를 손보기 위해 표준가맹계약서 개정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시에 등록된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이 발생한 가맹 브랜드 1992개 가운데 955개(47.9%)가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었다. 외식업뿐 아니라 서비스업과 도소매 등 가맹사업 전반에서 차액가맹금 수취 사례가 확인됐다.

업종별로 보면 외식업은 1438개 브랜드 가운데 708개(49.2%)가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었다. 서비스업은 452개 중 187개로 41.4%였으며 도소매는 102개 중 60개로 58.8%에 달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주가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가맹본부로부터 필수품목을 공급받을 때 지급하는 대가 가운데 적정 도매가격을 웃도는 금액을 말한다. 필수품목에는 강제 지정 품목과 권장 품목이 포함된다. 가맹점주는 시중 도매가보다 비싼 가격을 부담하게 되지만 이 비용이 가맹금이나 로열티처럼 계약서에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현행 표준가맹계약서는 가맹금과 로열티만 규정하고 있어 차액가맹금은 정보공개서에만 기재되고 계약서에는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사건에서 정보공개서 기재만으로는 계약상 합의가 성립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차액가맹금 수취를 위해서는 계약서에 명시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에 수취 여부와 산정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송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피자헛 사건 이전에도 치킨과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필수품목 지정과 공급가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은 가맹점주 소송이 하급심에서 반복돼 왔다. 이들 사건에서는 차액의 존재 자체보다 계약 단계에서 충분한 설명과 합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일부 사건은 가맹본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로 이어졌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사건 가운데서도 원·부자재 가격과 마진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조정 불성립으로 끝난 뒤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을 특정 기업에 대한 판단으로만 보지 않고, 가맹사업 전반의 계약 구조를 점검해야 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공정위에 13개 업종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해 차액가맹금 관련 조항을 명확히 신설할 것을 건의했다.

개정 건의안에는 표준가맹계약서 제2조에 차액가맹금의 개념을 분명히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속가맹금 관련 조항에는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와 산정 방식, 금액·비율, 부담 구조 변경 가능성 등을 계약 조건으로 구체적으로 적도록 했다. 정보공개서에만 있던 내용을 계약서로 옮겨 계약 단계부터 분쟁 소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표준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하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 이후 비용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차액가맹금은 가맹사업에서 중요한 비용 요소”라며 “계약 단계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명확히 합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차액가맹금 관행을 둘러싼 법적·제도적 재정비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 표준가맹계약서 개정 범위를 두고 업계 반발도 예상된다. 다만 계약서에 비용 구조를 분명히 드러내지 않는 한 가맹사업을 둘러싼 분쟁이 법원 판단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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