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저스 쿠팡 대표 다시 불러 조사

2026-02-06 13:00:04 게재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추가 유출 확인 … 국회 위증·자체 조사 논란 겹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서 회원계정 16만5000여개의 개인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해 조사에 나선 가운데, 경찰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한다. 국회 청문회 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의 대응 과정 전반을 둘러싼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오후 로저스 대표를 국회에서의 증언과 관련한 혐의 등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쿠팡의 자체 조사 발표 과정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뒤 일주일 만의 재소환이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국회 발언의 사실관계와 함께 해당 발언이 이후 수사와 행정 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쿠팡의 자체 조사가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쿠팡에 조사나 조치를 지시한 바 없다”며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정원의 요청을 받아 로저스 대표를 포함한 쿠팡 전·현직 임원들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로저스 대표는 전날 쿠팡 임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일에서 “지난달 30일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며 자료 제출과 면담 등에 나서는 임직원들에게도 협조를 당부했다.

경찰은 앞선 조사에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료 처리나 설명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와 이로 인해 수사나 행정 절차에 혼선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발언과 관련한 혐의 외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 대응 과정과 관련해 여러 고발이 제기된 상태다.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5일 정부 합동조사단의 점검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회원계정 16만5000여개에서 추가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로 발표했던 ‘유출 계정 3000개’와 큰 차이가 나는 수치다.

개인정보위는 추가로 확인된 유출 정보가 배송지 목록에 포함된 이름·전화번호·주소 등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에 신고된 추가 유출 내용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다시 확인할 계획이며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회원과 비회원을 포함한 전체 유출 규모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처리자가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정보주체에게 통지해야 하는 법 규정에 따라 통지 절차의 적정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출자가 다수 계정의 기본 정보에 접근했지만 실제로 저장한 정보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합동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추가 유출이 확인되면서 당시 발표 내용의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정보 접근 여부와 실제 저장 여부를 함께 고려해 최종 유출 규모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 의회에서도 쿠팡 사안을 둘러싼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위해 로저스 대표에게 증언과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증언은 공개 청문회가 아닌 비공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쿠팡은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입국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뒤 출국했다가 지난달 21일 다시 입국했다. 경찰은 출국정지를 요청했으나 검찰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장세풍·이재걸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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