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에듀41학원 교육기고

중등에서 이미 결정되는 대입,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제

2026-02-06 11:18:2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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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유난히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중학교 때는 괜찮았는데요.”“그때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어요.”“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고요.”

이 말 속에는 하나의 공통된 기대가 담겨 있다.

중등은 준비 단계이고, 고등에 올라가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는 중등 시기를 ‘지켜보는 시간’ 정도로 받아들인다. 아직은 성적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학교에서도 특별한 경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오랜 시간 아이들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안다.대입은 고3에서 결정되지만, 방향은 이미 중등에서 정해진다는 사실을.

중등 시기는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바로 공부를 대하는 태도다.

아이들은 이 시기에 문제를 많이 푸는 법보다, 공부가 잘되지 않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배운다. 포기하는지, 미루는지, 아니면 방법을 바꿔 다시 시도하는지 말이다.

또 하나는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성적이 떨어졌을 때 “나는 원래 안 돼”라고 결론 내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어디가 비어 있지?”를 먼저 찾는 아이도 있다. 같은 하락이지만 한쪽은 회피로, 다른 한쪽은 조정으로 이어진다. 이 차이는 당장 점수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나쳐진다.

중등 시기에는 학원 시간표와 숙제, 시험 일정이 아이의 공부를 대신 끌고 간다.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지 않아도 공부는 그럭저럭 굴러간다. 그래서 ‘괜찮아 보이는 시간’이 길어진다. 하지만 그 괜찮음이 아이의 힘이 아니라 구조의 힘인 경우가 많다. 구조가 단단할 때는 버티지만, 느슨해지는 순간 그대로 무너진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선택 과목, 내신과 수능의 균형, 학교별 평가 방식, 비교과 관리까지 아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가 한꺼번에 늘어난다. 이때 중등에서 공부를 ‘관리의 대상’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는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쉽게 흔들린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 와서 갑자기 공부를 안 하려고 해요.”

하지만 많은 경우 아이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은 아니다. 중등 시기에 형성된 방식이 고등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시키면 하는 공부는 과제가 늘어날수록 버거워지고, 기분에 따라 하는 공부는 변수가 많아질수록 흔들린다.

사실 신호는 중등에서도 이미 나타난다.

시험 전날에야 책을 펼치거나, 틀린 문제를 ‘운이 없었다’라고 넘기거나, 계획을 세워도 하루 만에 무너지는 장면들이다.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성적 이전에 ‘학습을 운영하는 힘’이 부족한 상태다. 이 힘을 키우지 않은 채 고등으로 올라가면, 공부는 더 빨리 지치고 더 쉽게 끊긴다.

그래서 중등의 분기점은 생각보다 분명하다.

첫째, 공부를 누군가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생활로 받아들이고 그 과정을 스스로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가.

둘째, 성적의 오르내림을 능력에 대한 판결로 받아들이기보다,자신의 공부 방식과 태도를 조정하라는 신호로 해석해본 경험이 있는가.

셋째, 누군가의 지시나 감시 없이도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정해진 분량을 끝까지 마쳐보는 학습 리듬을 스스로 유지해본 시간이 있는가.

이 세 가지를 중등에서 경험한 아이는 고등에서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는다. 반대로 이 경험 없이 고등에 진입한 아이는 성적 이전에 방향을 잃는다. 그리고 방향을 잃은 공부는 시간을 늘릴수록 지치기만 하고, 지친 마음은 다시 회피로 이어진다.

대입을 ‘뒤집기’의 문제로 바라보는 순간, 많은 부모의 시선은 한 번의 성적 상승에 머문다. 더 늦기 전에 한 번만 잘해주기를,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불이 붙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면, 그 기대가 얼마나 자주 어긋나는지 알게 된다. 시험이 다가 올수록 어른의 말은 늘어나고, 아이의 판단은 줄어든다.

이때 확인해야 할 것은 점수가 아니라 공부의 주도권이다.

지금 이 아이의 공부는 스스로 돌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밀어줘야만 움직이는 상태인가. 입시는 단기간의 폭발력이 아니라, 그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었는지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에 가깝다.

중등에서의 하루는 작아 보이지만, 그 하루들이 쌓여 고등의 태도가 되고, 그 태도가 결국 대입의 결과로 이어진다. 그래서 진짜 질문은 “언제부터 공부를 더 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부터 공부가 스스로 작동하게 할 것인가”다.

현장에서 오래 아이들을 지켜보며, 중등에서 시작된 선택이 고등과 대입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수없이 확인해 온 사람들은 안다. 대입은 고3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중등에서 시작된 이야기라는 것을.

그리고 그 흐름을 일찍 읽고, 아이 곁에 기준과 관리의 장치를 놓아준 어른들은 아이를 조금 덜 흔들리게 하고, 조금 더 멀리 보게 만든다. 기준은 오늘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의 우선순위이고, 관리는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마치게 하는 작은 약속들이다. 그 약속이 반복될 때, 아이의 공부는 비로소 자기 힘으로 굴러가기 시작한다. 중등은 그 연습을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위치 | 서울 양천구 신월로 349 2층

목동 입시학원 에듀41학원 원장 홍동철

양천내일 기자 won-1234@naeillm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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