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먼저 학습…사회연대경제 '열공'

2026-04-15 13:00:03 게재

행안부 사회연대경제국

이론·사례로 밑그림 그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1층. 행정안전부 사회연대경제국 문을 들어서면 복도 한쪽에 책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책마다 번호표가 붙어 있고, 옆에는 책을 빌려간 직원들의 이름이 적힌 목록이 놓여 있다. 작은 도서관을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정책에 앞서 공부부터 시작한 조직이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1층 사회연대경제국 사무실에 비치된 관련 도서. 새로 만들어진 이 부서 구성원들이 요즘 나눠 읽고 있는 책들이다. 세종 김신일 기자

최근 사회연대경제국 내부에서는 사회연대경제와 협동조합, 지역공동체를 다룬 책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독서와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경제 기본서부터 협동조합 경영, 마을기업 사례집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단순한 제도 설계를 넘어 정책의 실제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방무 사회연대경제국장은 “사회연대경제는 법과 제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사람과 공동체,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이해하려면 이론과 사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책을 통해 정리되는 내용은 크게 네 갈래다. 사회연대경제의 기본 개념,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의 운영 원리, 사회혁신의 정책 흐름, 그리고 지역 현장 사례다.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메시지는 ‘지속 가능성’이다. 공동체적 가치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작동하는 사업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 사례를 다룬 책에서는 지역 문제를 발견하고 작은 실험으로 시작해 확장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조직이라는 점도 확인된다. 사회연대경제국이 정책 설계에 앞서 ‘공부’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행안부 내부에서는 사회연대경제국 출범을 두고 “조직의 성격상 속도보다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 상당수가 사회적경제 방식과 맞닿아 있는 만큼 기존 사업을 재편하는 역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관심 속에 신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취임 이후 지역소멸 대응과 생활 기반 정책을 강조해 왔으며, 사회적경제 조직이 일자리·돌봄·지역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그동안 사회적경제 정책은 부처별로 분산돼 추진해 왔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재정경제부의 협동조합,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면서 현장에서는 체계적 지원이 안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회연대경제국이 행안부에 자리 잡은 것은 지역 기반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정부 정책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처가 행안부인 만큼 사회적경제를 지역 정책과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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