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에듀41학원 교육기고
학생들의 교육은 성적이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다.
중등 시기를 지나며 많은 부모가 비슷한 말을 한다. 그때는 아직 괜찮은 줄 알았다고, 성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시키는 공부도 어느 정도 해냈기 때문에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등에 올라오면서 상황은 빠르게 달라진다.
성적은 쉽게 흔들리고, 아이의 표정에는 여유가 사라지며, 부모의 질문은 점점 조급해진다. 그제야 부모는 묻게 된다. 도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하고.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문제는 성적이 아니라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안다. 학생들의 교육 문제는 대부분 얼마나 공부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를 향해 가고 있었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방향 없는 교육은 아이를 바쁘게 만든다. 문제집은 늘어나고 시간표는 촘촘해지지만, 아이는 점점 지친다. 왜 공부하고 있는지, 이 공부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지 못한 채 하루를 버티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의 노력은 성취로 쌓이지 않고 소모로 남는다.
많은 부모가 이 지점에서 방향성을 오해한다. 목표 대학을 정해두면 방향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세밀한 계획표를 짜주면 길이 잡힌다고 믿는다. 하지만 목표는 결과일 뿐 방향이 아니다. 계획표 역시 방향 그 자체가 아니라 방향을 따라가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방향성이란 지금 이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은 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다시 말해 모든 것을 다 하려 하지 않고,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선택과 불필요한 선택을 구분할 힘이다.
중등 시기의 한 아이를 떠올려보자. 숙제는 빠지지 않고 해왔고 학원도 성실히 다녔다. 시험 성적 역시 눈에 띄게 나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히 걱정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공부가 끝난 뒤 무엇을 했는지 묻으면 아이의 대답은 늘 비슷했다. 그냥 하라는 대로 했다는 말이었다. 이 아이에게 공부는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일정의 일부였고, 이해나 판단보다는 분량을 채우는 일이 먼저였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이런 공부는 방향 없이 쌓인다. 왜 이 과목을 하는지, 이 단원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지금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 없이 시간만 채워지는 공부는 결국 반복되는 노동에 가깝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이 차이는 훨씬 분명해진다. 고등 과정에서는 더 이상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 과목 선택, 내신과 수능의 균형, 학습 속도와 깊이에 대한 판단까지 아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이 시점에서 성적을 가르는 것은 단순한 노력의 양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실제로 고등 1학년 초반 성적이 흔들리며 상담을 찾는 경우를 보면, 아이가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학교 때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스로 선택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무엇을 줄여야 할지,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할지,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교육에서 어른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역할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많은 부모가 아이를 돕는다는 이유로 관리자가 되거나 감독자가 되려 한다. 공부 시간을 통제하고, 계획을 점검하고, 결과를 재촉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 아니라 속도를 강요하는 역할에 가깝다. 속도는 잠시 빨라질 수 있지만, 아이가 스스로 방향을 확인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실제로 고등으로 올라갈수록 부모가 가장 힘들어하는 이유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기준을 잃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필요한 것은 부모가 더 나서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 모두 한 걸음 떨어져 현재의 방향을 점검할 수 있는 시선이다. 감정이나 기대에서 자유롭고,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과 선택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시선 말이다.
이 시선은 아이를 오래 지켜본 경험과, 수많은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알고 있는 자리에서만 가능하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잠시 멈춰야 할 지점은 아닌지, 속도를 조절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 선택이 이후의 공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줄 수 있는 역할이다.
방향을 가진 아이는 다르다. 성적이 떨어져도 자기 부정부터 하지 않는다. 어디가 약한지, 무엇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이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도는 느릴 수 있어도 쉽게 멈추지 않는다. 이 차이는 고등 과정에서 점점 더 벌어지고, 결국 대입을 향한 긴 시간의 결과로 이어진다.
학생들의 교육은 성적을 끌어올리는 기술이 아니다. 아이의 시간을 어디로 향하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방향이 분명한 아이는 속도가 느려도 끝까지 가지만, 방향이 없는 아이는 빠르게 달려도 길을 잃는다. 중등에서 시작된 방향은 고등을 지나 대입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교육은 나중에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 세워야 할 문제다. 학생들의 교육은 결국 성적이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목동 입시학원 에듀41학원 원장 홍동철
위치 | 서울 양천구 신원로 349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