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 …모든 거래소 점검, 규제 강화
실수로 비트코인 62만개 지급 미보유 60조원 ‘유령 코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보유하지 않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지급하는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모든 거래소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에 착수했다.
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빗썸 사태 관련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만큼, 빗썸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빗썸은 지난 6일 저녁 7시쯤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000~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고 했지만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62만원을 지급하려고 했지만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한 것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60조원 가치의 코인이 입금된 셈이다.
빗썸이 위탁받아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만2619개다. 빗썸이 보유하지도 않은 ‘유령 코인’을 대거 지급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같은 거래가 가능한 이유는 ‘중앙화 거래소(CEX)’ 방식에 기인한다.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는 유령 코인 지급을 막기 위해 실제로 보관 중인 코인만 지급하도록 제어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빗썸에는 이 같은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