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물 시청만 해도 처벌 가시화

2026-02-09 13:00:14 게재

경찰, AVMOV 수사 확대…이용자 처벌 쟁점

가족이나 연인 등을 몰래 촬영한 불법 영상물이 유통된 사이트 ‘AVMOV’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해당 사이트 이용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AVMOV의 일부 운영진을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AVMOV는 2022년 8월 개설돼 가족이나 연인 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영상물을 공유하거나 유료 결제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입자 수는 약 5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사이트 접속은 차단된 상태다. 경찰 수사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지난 2일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는 내용의 자수서 139건이 접수됐다.

현재까지 이들이 사이트 운영에 연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기관과 법조계는 온라인에 유포된 불법 촬영물의 경우 시청 행위 자체만으로도 형사 처벌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처벌 판단의 핵심 기준은 해당 영상이 위법하다는 점을 알고 시청했는지 여부, 즉 ‘고의성’이다. 영상이 불법이라는 확신이 없었더라도 불법일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시청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

고의성 판단은 영상의 외형과 내용 전반을 종합해 이뤄진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의 경우 영상 제목과 섬네일, 등장인물의 외형과 복장, 대화 내용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도 영상의 성격을 토대로 등장인물의 동의 없이 제작되거나 게시된 영상이라는 점을 시청자가 인지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촬영에는 동의했더라도 게시나 유포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불법 촬영물에 해당한다.

처벌 수위는 시청한 영상의 위법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착취물을 고의로 소지하거나 시청한 경우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경우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하다.

경찰은 우선 사이트 운영자와 불법 영상을 대량으로 게시한 이른바 ‘헤비 업로더’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이용자에 대해서도 시청한 영상의 종류와 고의성 여부, 시청 횟수와 기간, 결제나 다운로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용자에 대해서도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기보다는 개별 행위와 인식 수준을 따져 판단할 것”이라며 “자수 자체가 처벌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 협조와 반성의 태도는 양형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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