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의대증원분, 지역의사제로
부족 의사 전망치 75% 증원
“정원 맞춰 시설·인력 지원 계획”
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이전 3058명보다 490명 늘리고 2031년까지 연평균 668명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증원된 인력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전형을 적용해 선발한다. 애초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됐던 부족의사수 75% 수준으로 정해졌다. 의대 교육여건을 고려한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교육부는 3월 대학별 배정안을 발표하고 4월 최종 배정 결과를 확정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비서울권 32개 의과대학의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정했다. 2024학년도 기준 3058명을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지역의사로 선발된다.
다만 증원 초기 의대교육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4년 정원을 기준으로 2027학년 490명 증원된 3548명, 2028학년 2029학년도에는 613명 증원된 3671명 규모다. 2030학년도부터 공공의대와 지역의대가 설립돼 각 100명씩 신입생을 모집하면 2030년 이후 의과대학 정원은 의정갈등 이전보다 813명 많은 3871명 규모로 늘어난다.
5년간 추가로 양성하는 의사인력은 연평균 668명, 모두 3342명이 된다. 보정심에서 논의된 2037년 부족 의사 수(4724명)의 75% 수준으로 증원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하고 양질의 의사 인력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고려했다”며 “현재 더블링된 24·25학번이 제대로 교육받고 졸업할 수 있게 하려면 75%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원되는 정원은 비서울권 32개 대학에 적용된다. 증원인력은 지역의사로 선발돼 졸업 후 지역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0년간 복무하게 된다.
정부는 의과대학에서 제기해온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 대학이 정원에 맞는 인력과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기본시설 개선과 기자재 확보를 추진한다. 24·25학번 학생들이 원활하게 국가시험에 응시하고 전공의 수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해서 의사협회와 환자단체 등은 서로 다른 비판 입장을 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보정심 직후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어 “정부의 증원 강행 처리는 교육 부실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각 의대 전수조사에 착수해 실제 교육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모집인원을 다시 산정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총파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행동 방향에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내부 의견을 모으는 게 먼저라고 판단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냈다.
보정심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수급 추계를 외면한 보정심의 의대 증원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추계 결과보다 부족한 수준의 증원은 당초 보정심 논의의 출발점이었던 ‘추계위의 결과를 존중한다’는 원칙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당초 수급추계위에서 과학적으로 도출한 2037년도 의사 부족 총량 추계치가 보정심 논의에서 의대 교육 여건이라는 명분에 밀렸다”며 “미래 환자들이 다시 한번 필수지역의료 공백을 감내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장의 지역필수의료인력 부족과 관련해서 정부는 단기 방안도 냈다. 시니어의사,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인력을 활용한다. 올해말 개정 의료법 시행을 계기로 농·어촌 의료취약지 대상 보건소 비대면진료와 협진을 활성화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취약지 주민에게 생활습관 분석과 질병 예측 등 의료서비스도 제공한다.
내년 1월 1조1000억원 이상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신설해 재정 투자를 활성화한다. 특히 ‘반의사불벌’을 경상해에서 중상해까지 확대해 환자 측이 명시적으로 의료사고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기소를 제한할 계획이다.
정 복지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개혁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정부는 의사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을 시작으로 다양한 정책을 국민, 의료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