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특별법 쟁점, 정부 수용 어디까지

2026-02-11 13:00:12 게재

법안-정부검토의견 충돌로 쟁점 드러나

민주당 대전·충남안±α 행안위서 가닥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싼 논의가 정부 검토의견 제출을 계기로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각 권역 법안에 담긴 핵심 조항들이 정부 의견과 충돌하면서 행정통합 논의의 쟁점이 세부 조항 단위의 수용·불수용 문제로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의 핵심 쟁점은 광주·전남 31건, 대구·경북 4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전·충남 국민의힘안까지 포함하면 쟁점 조항은 공통된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7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법안소위의 최대 관심사는 이들 쟁점을 어느 수준에서 정리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전 조율을 거쳐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안을 기준으로 논의가 수렴될지 여부다.

윤건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법안소위를 개회하고 있다. 이날 행안위 법안소위에서는 충남·대전 전남·광주 경북·대구 통합특별법 심사를 할 예정이다. 서울 연합뉴스

◆정부 검토의견이 만든 쟁점 =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법안에서 쟁점이 대거 발생한 배경에는 정부 검토의견이 있다. 광주·전남안의 경우 △에너지 전주기 특례 △국세 이전을 통한 상시 재원 구조 △공공기관 2·3차 이전 우선권 등이 핵심 요구로 제시됐지만, 정부는 이들 조항 상당수에 대해 법률 반영 곤란 또는 보완 필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쟁점 조항 수가 31건으로 압축됐다.

대구·경북안은 쟁점 규모가 더 크다. 중앙사무의 포괄적 이양, 규제 자율화 범위 확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광역 인프라 특례 등 권한·재정·산업 전반에서 40여건의 이견 조항이 법안소위 논의 대상으로 분류됐다.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지역 요구와 국가 제도 전반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부 판단이 정면으로 맞부딪힌 결과다.

◆대전·충남 민주당안이 기준선? =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대전·충남안은 상대적으로 정부 수용 가능성이 높은 기준선으로 거론된다. 권한 이양과 재정 특례를 담되 중앙사무의 일괄 이양이나 국세 이전 비율의 직접 명시는 피하고 단계적 적용과 협의 구조를 전제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정부 검토의견에서도 대전·충남안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평가가 반복된다.

법안소위에서도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법안의 쟁점 조항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대전·충남 민주당안을 기준으로 수위를 낮추는 방식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사실상 ‘대전·충남안±α’가 논의의 가닥으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대전·충남 민주당안 역시 모든 조항이 정부에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 안에서도 △지방의회 의원 1인당 정책지원관 1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 △부교육감 정원 확대 △소방 조직 관련 특례 △교육감의 포상·서훈 추천권 부여 △외국인·국제학교 설립·운영 특례 △대학주도 평생·직업교육 특례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불수용 또는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조항은 공통적으로 인사·조직·재정 통제와 직결돼 국가 단위 제도의 통일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선을 그은 영역이다. 다시 말해 대전·충남안을 기준으로 논의가 수렴되더라도 이 조항들까지 포함하는 데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법안 대립 해법은 ‘점진적 접근’ = 결국 이번 법안 논의의 관건은 각 법안별로 정부가 불수용한 조항을 어디까지 조정할 수 있느냐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어렵게 주어진 기회인 만큼 지역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특별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점진적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번에 핵심 쟁점들을 정리하기보다는 합의 가능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행정통합은 단번에 끝나는 과정이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시작해 과정을 잘 설계해서 정합성과 타당성을 높여가나면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일 방국진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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