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서울시장 선거전…후보·진영 동시 충돌
오세훈·정원오 성수동 공방, 버스개혁도 도마
후보간 충돌 진영으로 확산, 감사의 정원 논란
서울시장 선거전이 빠르게 달궈지고 있다. 여야 유력 후보 간 신경전이 공개 발언을 통해 거칠게 오가며, 조기에 불이 붙고 있는 형국이다.
불씨는 성수동 개발과 시정 성과 평가였다. 오세훈 시장은 10일 시청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역시 민주당이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직격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성수동 개발 규제가 이어졌지만 그 과정에서 정 구청장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삼표레미콘 이전 지연 등을 거론하며 “정 구청장 때문에 서울에 1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고 공세를 폈다.
정 구청장은 곧바로 되받았다. “성수동이 부러우신가 보다”며 “10년 공백기 동안 정보 업데이트가 잘 안 되신 것 같다”고 맞섰다. 성수동이 이미 뜰 만큼 떴다는 오 시장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성공버스를 서울시 버스 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오 시장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하자, 정 구청장은 “성공버스는 신교통수단”이라며 “문제 제기 자체가 엇나갔다” 반박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긴장을 키웠다. 지난 7~8일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서울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정 구청장은 47.5%, 오 시장은 33.3%를 기록했다(스트레이트뉴스 의뢰·무선 ARS·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오 시장은 “여론조사 결과는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며 “서울을 지키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전했다.
후보 간 충돌 외에 또 다른 곳에서도 불꽃이 튀고 있다. 민주당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 간 정면 충돌이 그것이다. 대표적 장면은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이다. 국토교통부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자 오 시장은 “심각한 직권남용”이라며 “저항권을 발동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다. 정부는 1만 가구 공급을 주장하지만 오 시장은 “닭장 아파트가 될 수 있다”며 8000가구 안을 고수하고 있다. 주택 공급이라는 공통 목표를 두고도 밀도와 도시 품질을 둘러싼 시각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국민의힘 정원오 고발, 정치권 가세 =
정치권도 가세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10일 정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했다. 최근 잇달아 열리고 있는 정 구청장 북콘서트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정 구청장측은 “사전에 선관위 검토를 모두 거쳤으며 행사 때마다 선관위 관계자가 현장에 나와 있다”며 불법 행사 의혹과 선을 그었다.
두 후보 간 충돌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여타 후보들 움직임도 분주하다. 민주당에서는 정 구청장을 비롯해 김영배·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신동욱 의원, 윤희숙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안철수 의원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아직 최종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은 당내 경선과 정책 대결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상황은 도전자인 정 구청장이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에 놓여 있다. 여론조사뿐 아니라 신선한 이미지 등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 시장은 당이 극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당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한술 더 떠 오 시장은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지도부와 간격이 갈수록 벌어지는 형국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개인 간 공방을 넘어, 정책과 권력, 중앙과 지방의 충돌까지 겹치며 서울시장 선거전이 조기에 점화되고 있다”며 “본격 선거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앞으로 수차례 변곡점이 올 것이며 그 파고를 어떻게 넘느냐에 선거전 향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