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여행’처럼…지역관광을 성장동력으로
행안부·문체부 ‘관광의 샛별’ 추진
지방정부 아이디어 실행까지 지원
관광이 지방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첨단산업 유치가 어려운 인구감소지역도 자연·문화·음식·스포츠 등 기존 자원으로 외부 소비를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정부도 관광객 유치를 넘어 체류와 소비, 주민소득을 연결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부터 전국 광역·기초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지역관광 혁신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시작한다. ‘한국관광의 샛별’로 이름 붙인 이번 경진대회는 관광상품 혁신과 관광소비 촉진, 관광신뢰 회복, 관광소득마을 등 4개 분야의 정책을 공모한다. 지방정부 간 협력이나 기업·대학·청년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인구감소지역 사업에는 가점을 준다.
정부는 대상 2곳과 최우수 4곳, 우수 7곳 등 지방정부 13곳을 선정해 재정 특전을 제공한다. 선정된 아이디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져 성과를 내면 2027년 ‘한국관광의 별’ 본선에 곧바로 진출할 수 있다. 이미 성과를 낸 관광지를 사후 시상하는 데서 나아가 정책 기획 단계부터 실행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관광의 별’도 확대·개편 = 문체부가 2010년부터 한국관광공사와 운영해 온 국내 대표 관광 시상제도인 ‘한국관광의 별’도 확대·개편한다. ‘한국관광의 별’이 한 해 동안 성과를 낸 관광자원과 정책, 개인·단체를 발굴해 시상한다면 ‘한국관광의 샛별’은 지방정부의 초기 정책 아이디어가 실제 우수 정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해부터 ‘한국관광의 별’ 가운데 ‘올해의 관광지’는 기존 문체부 장관상에서 대상 격인 국무총리상으로 격상된다. 정부는 다음 달 7일까지 지방정부와 관광 전문가 등의 추천을 받아 관광지·콘텐츠, 관광정책·서비스, 관광마케팅 등 3개 부문 10개 분야를 선정한다. 올해의 관광지와 유망·무장애·친환경 관광지, 지역특화 콘텐츠를 비롯해 지역상생 관광모델과 혁신 관광정책, 여행경험 혁신 서비스, 케이-콘텐츠와 지역관광 브랜딩 등이 대상이다.
이번 공모는 지난 16일 출범한 행안부·문체부 ‘지역관광 정책협의회’의 첫 협업사업이다. 협의회는 관광새마을운동과 디지털 관광주민증 확대, 사회연대경제 연계 관광사업, 지방공공기관과 한국관광공사의 협업 등을 공동 과제로 논의한다. 생활인구와 지역경제를 담당하는 행안부와 관광정책을 맡은 문체부의 사업을 묶겠다는 취지다.
◆방문객보다 지역소비 중시 = 정부 지역관광 정책의 무게중심이 시설 조성과 방문객 수 확대에서 체류시간과 지역소비 증대로 옮겨가고 있다.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얼마를 썼는지를 정책 성과로 보겠다는 것이다.
전남 강진군의 ‘반값여행’이 대표적이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사용한 여행경비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다시 지역 안에서 소비하도록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 등에서 강진 사례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문체부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인구감소지역 16곳에서 ‘지역사랑 휴가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개인은 최대 10만원, 단체는 최대 20만원까지 여행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는다.
강원 양구군은 스포츠대회와 전지훈련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 수요를 만들었다. 지난해 전국대회 111개와 전지훈련 113개 팀을 유치해 선수와 가족, 관계자 등 약 34만명이 방문했다. 양구군은 숙박·음식점 등에서 발생한 경제효과를 342억원으로 추산했다. 관광 비수기에도 일정 기간 머무는 방문객을 확보, 이를 숙박과 음식·소매 소비로 연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광수익 주민에게 돌아가야 = 관광이 지역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방문객 증가가 주민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번 공모에 관광소득마을과 관광신뢰 회복 분야를 포함한 것도 주민이 직접 관광사업에 참여하고 재방문과 장기체류를 늘리려는 취지다.
다만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관광객 수와 경제효과가 실제 골목상권 매출과 주민 고용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대회·축제 유치비와 시설 유지비를 제외하고도 지역에 이익이 남는지, 관광수익이 일부 업체나 외부 사업자에게 집중되는지도 과제다.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서 나아가 머물게 하고, 쓰게 하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지역관광 산업화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신일·송현경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