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시작부터 ‘삐걱’

2026-02-12 13:00:04 게재

사법개혁안 법사위 처리 여파

야당 정회 요구에 비공개 전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이 사법개혁법안을 강행 처리한 여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특별위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여야가 초당적 협력을 약속한 만큼 속도감 있게 법안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굳은 표정 짓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오찬에 불참해 달라는 최고위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고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12일 오전 9시 시작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첫 회의는 간사 선임 및 상호 인사를 마친 후 개회 20여분 만에 위원장 지시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전날 여당이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안을 일방처리한 데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 때문이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법사위에서 법안이 일방적으로 통과된 점을 거론하며 “대미투자법안은 여야가 합의된 사항에서 통과시키게 하면서, 법사위에서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법 등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이런 행태에 대해서 저는 분노하고 규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특위도 아무리 논의를 해도 일방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은 정부 주도의 신속한 사업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회의 사전 통제와 견제 장치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비준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미 투자에 관한 주요 결정과 집행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오늘 회의를 정회하고 일방통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여야 간에 뭔가 합의를 만들어 낸 다음에 회의를 다시 속개하기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여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야당의 입법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확실한 담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정치적 사안을 가지고 특위 운영에 끌어들이는 것은 국민들께서도 이해하기가, 또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원만하게 계속 진행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특위위원장은 간사의 의사진행 발언을 수렴해 회의를 정회하지는 않고 비공개로 전환해 회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대미 투자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면 합의’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자화자찬했던 관세 협상의 은폐된 퍼즐 조각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매년 200억달러 대미 투자 약속 외에 국민과 국회가 모르는 대가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급부상한 비관세 장벽 문제를 언급하며 “이재명정부는 지금까지 고정밀지도 반출, 온라인플랫폼 규제, 과일 수입 등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단 한 차례도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면서 “한미 관세협정의 숨겨진 미싱링크가 비관세 장벽 문제가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그 결과로 고정밀지도가 해외로 반출되고, 미국산 과일 수입이 확대되며,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권한마저 상실하게 된다면 이는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전과 산업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 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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