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전 삼성전자 부사장 징역 3년
법원 “빼돌린 자료, 영업비밀 해당”
삼성전자 내부에서 빼낸 기밀 자료를 이용해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안승호 전 부사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11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영업비밀 누설 등)로 기소된 안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 모 전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에게는 징역 3년·추징금 5억3000여만원이, 자료 유출 혐의를 받는 이 모 전 삼성전자IP센터 직원에게는 징역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재직한 기업의 영업비밀을 이용했다”며 “개별 기업에 피해뿐만 아니라 건전한 거래 질서에 악영향을 줬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10년부터 약 9년간 삼성전자 IP센터장으로 근무하며 특허 분야를 총괄했다. 2019년 삼성전자를 퇴직하고 특허관리기업을 설립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21년 음향기기 업체 ‘테키야’와 함께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동부법원에 소송을 냈다.
검찰은 안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 직원을 통해 특허 관련 내부 자료를 빼돌려 소송에 활용했다고 보고 2024년 6월 구속 기소했다. 미국 법원도 2024년 5월 삼성전자 내부 기밀을 활용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부당하다며 테키야 등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 등이 빼돌린 삼성전자의 테키야 현안 보고서 등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가장 다퉜던 부분은 테키야 관련 현안 보고서가 영업비밀이냐는 것”이라며 “증거를 살펴봤을 때 해당 보고서 내용은 삼성전자 IP센터, 기술분석팀, 법무팀 등 여러 직원이 수개월간의 분석을 바탕으로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취득할 경우 협상이나 소송에서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정보”라며 “당시 삼성전자 내부에 있는 특허 시스템 보안 사항 등을 고려하면 영업비밀로서 모든 요건을 갖춘다”고 판단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