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덕도 테러 수사’ 본격화
국회 정보위 압수수색 시도 무산
국정원 “극우 유튜버 영향 확인”
2년 전 부산 가덕도에서 발생한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재수사 중인 경찰이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가정보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핵심 자료 확보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국정원이 테러범이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은 정황을 국회에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의 배경과 외부 영향 여부가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가덕도 테러사건 수사 태스크포스(TF)는 12일 국정원·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국회 정보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부산에서는 국정원 부산지부와 강서소방서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록이 핵심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이 회의록에는 피습 사건 경위와 테러범 김 모씨가 극우 유튜브의 영향을 받았다는 취지의 보고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 3명은 국회 경내 압수수색에 앞서 의장실 협조를 요청했지만 의장 부재 상황에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전달되면서 자료 확보에 실패한 채 오후 6시쯤 철수했다. 신성범 정보위원장(국민의힘)은 비공개 회의록 열람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TF 관계자는 “사건 당시 테러 미지정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가 작성됐다는 혐의가 제기돼 작성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24년 1월 2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던 중 김 모씨에게 흉기로 목을 찔린 사건이다. 김씨는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5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당시 부산경찰청은 단독 범행으로 결론 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석열정부 당시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않고 현장 정리 과정에서 증거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정부 국가테러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이 사건을 국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했고, 같은 달 26일 수사TF가 출범했다. TF는 수사관 69명 규모로 구성됐으며 정경호 광주경찰청 수사부장이 단장을 맡고 있다.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부산경찰청이 아닌 국가수사본부가 직접 지휘하고 있다.
TF는 사건이 테러로 지정되지 않은 경위, 배후 또는 공모세력 존재 여부, 당시 축소·은폐 시도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국정원 역시 김씨를 ‘테러 위험인물’로 지정하고 별도의 후속 조치 TF를 출범시켜 사건 경위를 재확인하고 있다.
같은 날 국회 정보위에서는 테러범의 사상적 배경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인용해 “테러범이 극우 유튜버의 영향을 받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테러범이 해당 유튜브 채널을 방문한 사실과 통화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피습 이후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자작극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 형성 과정에 극단적 온라인 채널이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채증과 추적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TF는 향후 압수수색 재시도 여부를 포함해 사건 당시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대한 규명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