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올해 신입 채용 3배로 확대할 것"

2026-02-13 13:00:06 게재

AI가 빼앗아간다는 일자리 오히려 늘린다

업무 재설계로 젊은 인재 경쟁력에 승부수

<기업발표 들여다보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인공지능(AI) 확산 속에서도 오히려 신입사원 채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AI가 초급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정반대 행보다.

블룸버그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IBM은 2026년 미국 내 신입급 채용을 3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채용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사 측은 “전 부문에 걸쳐(across the board)” 채용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AI 확산으로 경력 초기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IBM 최고인사책임자(CHRO) 니클 라모로는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그렇다. 우리는 AI가 할 수 있다고 말해지는 모든 직무에 대해 채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모로는 신입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타 직무의 직무기술서를 전면 개편해 채용 확대의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2~3년 전의 신입 직무는 AI가 대부분 할 수 있다”며 “이 투자가 필요하다고 사업부 리더들을 설득하려면, 이들이 지금 어떤 실질적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완전히 다른 직무를 통해서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IBM 내 신입 직원들의 업무 구성도 달라졌다. AI 도구가 일상적인 코딩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면서, 주니어 개발자들은 반복적인 코드 작성 대신 고객과의 협업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인사 부서에서도 신입 직원들은 인사 챗봇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 사안을 보완하고, 결과를 수정하며, 필요할 경우 관리자와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거처럼 모든 문의를 직접 처리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AI가 초급 사무직을 대거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2030년까지 초급 사무직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AI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취업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대학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라모로는 단기적으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신입 채용을 줄일 경우, 향후 중간 관리자급 인력이 부족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부 승진 대신 경쟁사에서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비용이 더 많이 들고, 기업 문화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다.

젊은 인력이 오히려 AI 시대에 더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파일 공유 플랫폼 기업 드롭박스 최고인사책임자 멜라니 로젠바서는 “AI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그들은 마치 투르 드 프랑스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같고 우리는 아직 보조 바퀴를 달고 있는 수준”이라며 “솔직히 말해 그만큼 숙련도에서 우리를 앞서 있다”고 말했다. 드롭박스는 젊은 인재들의 AI 활용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인턴십과 신입 프로그램을 25%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공포와 달리, IBM의 이번 결정은 업무 재설계를 통해 신입 인력의 역할을 재정의하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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