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 지연 주차 중단’ NICE인프라 배상

2026-02-19 13:00:03 게재

법원 “입점률 계약상 의무 아냐”

수수료·손해배상 27억원 인정

상가 입점 지연에 따른 적자를 이유로 주차장 운영권을 중도 포기한 위탁운영사가 수십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4부(박사랑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엘비전문투자형27호 사모부동산투자회사’(엘비투자회사)가 코스닥 상장사 NICE인프라를 상대로 제기한 위탁운영수수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NICE인프라가 27억5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시했다.

사건은 2020년 12월 체결된 서울 성동구 소재 집합건물의 비주거용 주차장(지하 7층~지하 2층) 위탁운영계약에서 시작됐다. 엘비투자회사는 NICE인프라에 주차장 관리·운영을 맡기고 위탁운영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NICE인프라는 2022년 6월, 계약 체결 당시 ‘판매시설이 2021년 2~3월쯤 100% 입점할 것’이라는 전제에 착오가 있었다며 계약 취소를 통고하고 7월부터 운영을 중단한 뒤 같은 해 9월 주차장을 인계했다.

그러자 엘비투자회사는 NICE인프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기간 중에 이행을 거절했다며 미지급 위탁운영수수료와 손해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2022년 10월 제기했다.

NICE인프라는 계약 체결 당시 판매시설 입점률 100%를 전제로 예상 매출을 산정해 수수료를 정했으나 실제로는 2022년 6월 기준 65.5% 수준에 그쳤다며 착오 취소, 신뢰관계 파기, 사정변경에 따른 해지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급한 수수료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서에 판매시설 입점률이나 입점 시기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고, 이를 계약상 의무로 볼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입점률에 관한 착오는 위탁운영수수료 액수에 관한 의사결정의 동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NICE인프라가 계약 전 인근 건물의 구성과 주차장 매출을 비교·검토한 뒤 해당 건물에서 연간 19억~21억원 매출이 가능하다고 자체 분석해 계약을 체결한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NICE인프라의 행위를 ‘이행거절’로 규정하고 미지급 수수료 5억8000만원과 손해배상금 21억7000만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NICE인프라가 엘비투자회사의 과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액을 감액해야 한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NICE인프라의 이행거절로 계약이 해지된 이상, 엘비투자회사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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