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무엇을 사고 팔았나…버크셔 투자 공개
셰브론 확대,애플·BofA 줄여
드러켄밀러, 빅테크 비중 확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신문사를 모두 매각한 지 6년 만에 뉴욕타임스에 새로 투자한 사실이 공개됐다.
버크셔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년 4분기(12월 31일 기준) 13F 보고서를 통해 뉴욕타임스 지분 3억5000만달러어치를 신규 매입했다고 밝혔다. 버핏은 2020년 버크셔가 보유하던 수십 개 지역 신문사를 처분하면서 신문 산업 대부분은 끝물이라고 선언했지만, 당시에도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처럼 전국적 브랜드를 가진 매체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투자가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서 마지막으로 보유 주식을 공개한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올해 1월 60년간 맡아온 CEO 자리를 그레그 아벨에게 넘겼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구독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꿨다. 워들 같은 게임과 디 애슬레틱 등 콘텐츠를 앞세워 디지털 구독자 수는 1200만명을 넘어섰다. 버크셔의 투자 사실이 알려지자 뉴욕타임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다.
포트폴리오 조정도 주목받았다. 버크셔는 같은 분기 셰브론 주식을 약 800만주 추가 매수해 보유량을 1억3000만주 이상으로 늘렸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를 지시하기 직전에 셰브론 지분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약 25만배럴을 생산하는 등 현지 사업 비중이 큰 미국 대형 석유회사로, 2026년 들어 주가가 약 19% 올랐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은 약 5000만주를 매도했지만 여전히 약 81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도 약 1000만주를 줄였으나 지난해 말 기준 약 2억2800만주는 유지했다.
다만 워렌 버핏이 관련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는지 확정하기 어렵다고 AP는 전했다. 버크셔는 주식 투자 외에도 가이코, BNSF 철도, 유틸리티 사업과 데어리퀸·시즈캔디 등 다양한 기업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매크로 대가’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패밀리오피스는 이번 13F에서 초대형 기술주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벳 보유 주식은 10만2000주에서 38만5000주로, 아마존은 43만7000주에서 73만8000주로 각각 늘렸다. 반면 처방약 업체 테바 지분은 1071만9000주를 줄여 약 64.6% 축소했다. 이는 빅테크 비중을 재확대하고 헬스케어는 일부 차익을 실현한 행보로 읽힌다.
한편 엔비디아는 12월 31일 기준으로 어플라이드디지털, 위라이드, 리커전파마슈티컬스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했고, ARM 잔여 지분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직후 어플라이드디지털과 위라이드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13F와 별도로, 피터 틸이 관여한 펀드 공시도 관심을 끌었다. 이더리움 비축기업 이더질라에 대해 틸 측이 보유 주식을 전량 정리했다는 공시가 전해지면서 ‘코인 보유 기업’ 테마 전반이 다시 출렁였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