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21년 만에 최저
트럼프 상호 관세 여파
대만·멕시코로 무역 재편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대만과 멕시코에 대한 적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정책이 글로벌 교역 구조를 재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2025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약 202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여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시절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의 대미 흑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왔다.
중국은 멕시코와 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해 수출 경로를 우회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2기 들어 강화된 광범위한 관세 부과로 대중 무역적자는 더욱 축소됐다. 현재 미국 수입품에 적용되는 실효 관세율은13.6%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940년대 이후 2025년 이전 어느 시점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대만이다. 2025년 대만의 대미 무역흑자는 거의 두 배로 급증했다. 반도체와 전자제품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개발 붐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었고, 대만 수출업체들은 일부 품목에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으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래프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미국의 대만 무역적자는 완만한 흐름을 보이다가 2025년 급격히 확대됐다. 같은 기간 멕시코에 대한 무역적자도 가파르게 늘어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했다. 중국에서 빠져나온 공급망이 대만과 멕시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에서 관세를 핵심 경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투자 확대와 제조업 일자리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과적으로 미중 간 직접 교역은 줄었지만,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가 구조적으로 개선됐는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중국 비중이 낮아진 자리를 대만과 멕시코가 메우는 ‘무역 경로 재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은 AI 반도체 공급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며 미국과의 교역에서 전략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중국 역시 제3국 경유 수출을 통해 우회 전략을 이어가고 있어, 미중 무역 갈등이 단순한 적자 축소를 넘어 공급망 재편이라는 장기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