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시장은 ‘대규모 인하 베팅’
의사록 매파 기류 속 연말 공격적 인하 기대
트레이더들, SOFR 콜옵션 10만건 매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금융시장에서는 그와 반대로 “금리를 더 빨리, 더 크게 내릴 것”이라는 베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의사록은 “대다수 참석자들은 고용의 하방 위험이 최근 몇 달간 완화된 반면, 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파생상품 시장의 움직임은 정반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같은 날 미국 금리옵션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크게 내릴 경우 수익을 얻는 상품에 자금이 몰렸다.
특히 연준의 단기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SOFR 선물에 대해 ‘금리가 내려가면 이익이 나는’ 콜옵션 매수가 집중됐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만기 상품을 중심으로 수만건에서 10만건 규모의 콜옵션이 한꺼번에 사들여졌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연말로 갈수록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마크4브로커리지의 금리옵션 영업 담당 부사장 토드 콜빈은 고객들에게 “트레이더들은 연휴 이후 상승 쪽에 대한 명확한 선호를 보이며 돌아왔다”고 전했다. 여기서 ‘상승’은 채권 가격 상승, 즉 금리 하락을 뜻한다.
RJ오브라이언의 파생상품 중개인 알렉스 만자라는 “화요일 SOFR 콜 매수는 ‘대규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 개인적인 해석은 상당히 영리한 누군가가 시장이 현재 가격에 반영한 것보다 연준이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게 만들 수 있는 문제가 지평선 위에 있다고 보고 콜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현물 시장과도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의 주간 설문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미 국채 순매수 규모는 연중 최고치에서 다소 줄었다. 현물 투자자들은 다소 신중해졌지만, 옵션 시장에서는 ‘만약의 급격한 금리 인하’에 대비해 보험을 사는 모습이다.
또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옵션 시장에서는 과거 위기 때처럼 한쪽 방향으로 쏠린 매수가 관찰됐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미국 지역은행 불안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시장의 일부 자금은 오히려 “연말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책 신호와 시장의 베팅이 정면으로 엇갈리는 장면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