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사)밥일꿈 공동기획 |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의 도전

정부 ‘5극 3특’ 성장엔진산업 선정 주목

2026-02-20 13:00:01 게재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많은 혜택 제공

규제 인재 재정 등 ‘성장 5종 세트’ 가동

발표 시점, 2월말에서 하반기로 늦춰져

내일신문은 (사)밥일꿈과 공동으로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매월 1회 스토리가 있는 중소기업을 소개하고, 최고경영자(CEO)도 발굴,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이 밀집해있는 산업단지공단의 현황을 점검하고, 추진과제도 알려나갈 계획이다.

산업통상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선정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극 3특 사업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탈피해 전국을 초광역권 5개(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와 특별자치도 3개(강원·전북·제주)로 재편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이다.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확정하면 권역별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인재 △재정 △금융 △혁신을 묶은 ‘성장 5종 세트’를 가동한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실례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견줄만한 한국형 보조금인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도입을 검토하고, 총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가운데 40%인 약 60조원을 성장엔진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은 당초 2월말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국토교통부의 ‘국토대전환 프로젝트’와 연계해 하반기에야 발표할 예정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칫 지역간 과열경쟁이나 나눠먹기식 사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글로벌 첨단산업의 메카로 = 5개 초광역권은 기존 산업 고도화와 미래 신산업 선점을 목표로 핵심 산업군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인프라와 인재가 풍부해 글로벌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반도체 바이오 등이 꼽힌다. 특히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송도 바이오단지를 연계해 세계 1위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한다.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은 스마트 제조 및 미래 모빌리티 거점 전략이 유력하다. 핵심산업은 조선·해양 플랜트, 미래자동차, 우주항공 및 방산 등이다. 기존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스마트·친환경화 전환에 속도를 높이는 형태다. 부산·울산의 친환경 선박 및 수소차 육성과 사천·진주의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점쳐진다.

대경권(대구·경북)은 로봇과 차세대 이차전지(배터리) 허브로 육성할 만하다. 대구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연계하는 방안이다. 내륙 제조 기반을 첨단 로봇과 에너지 소재 중심으로 재편한 그린테크 산업이 지역 성장엔진 후보로 거론된다.

2023년 7월 지정된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에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앵커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원료부터 양극재 생산,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 생태계를 갖춰 2030년까지 세계적인 양극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 마련돼 있다.

중부권(대전·세종·충청)은 연구개발(R&D)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해 첨단 부품·소재 단지로 육성하자는 견해가 대두된다. 이를 위해 대덕특구의 R&D 역량은 실증·생산으로 연결한다. 또 청주(이차전지)와 오송(바이오)을 잇는 첨단 벨트를 구축하고, 대전 중심의 방산 혁신 클러스터도 가동할 수 있다.

호남권 (광주·전남)은 미래 에너지 및 모빌리티 전초기지 역할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태양광·해상풍력) 자원을 토대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실현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다. 광주의 AI 데이터센터와 모빌리티 부품 단지를 연계하면 지능형 이동 수단 산업을 주도하는 지역으로도 키워나갈 수 있다.

◆강원도는 춘천 바이오·원주 헬스케어·동해 수소 = 3개 특별자치도의 특화 성장엔진 산업으로는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우 데이터 기반 바이오 및 청정에너지가 떠오른다. 원주의 의료기기 인프라를 디지털 헬스케어로 확장하고, 춘천의 바이오 산업을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한다. 동해안권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를 활용하면 청정에너지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도 기대할 만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생명공학 및 농림·식품과 연계된 산업 육성이 필수적으로 꼽힌다. 익산·전주의 농생명 인프라를 활용해 스마트팜 및 그린바이오 등 K농산업의 전국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와 재활용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친환경 배터리 생산·재활용 전초기지로 LG화학 SK온 엔켐 등 핵심 기업들의 7조원 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전주기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RE100 산단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린수소 및 뉴스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카본프리 아일랜드(CFI) 계획을 바탕으로 수소 기반 에너지 자립 모델은 구체화되고 있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민간 소형 발사체 등 우주 경제와 관광·도심항공교통(UAM)를 결합한 미래산업 창출도 기대된다. 관광과 해양문화 기반 산업의 전략화 여론도 높다.

◆중소·중견기업 성장에 ‘강력한 기폭제’ = 산업부의 ‘5극 3특’ 전략은 자금력과 인재 확보에 난항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에게 실질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역별 성장엔진 산업을 확정한 뒤 규제완화, 인재양성, 재정·금융 지원, 혁신 인프라를 묶은 ‘성장 5종 세트’를 가동하면 지방 기업일수록 정책 수혜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산업단지 중심의 디지털·저탄소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기술 고도화와 판로 확대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역 대학과 연계한 맞춤형 인력 양성은 고질적인 지방 구인난 해소에 기여한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혜택이 커지는 ‘차등 지원’ 방식은 입지 비용 부담이 큰 중견기업의 지방 이전 및 신규 투자를 유인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망 하단부에 위치한 2·3차 협력사들이 지역 성장엔진 산업의 생태계에 안착할 경우 산업구조 전반의 체질개선도 기대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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