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균형발전이 도시경쟁력이다

2026-02-23 13:00:01 게재

기업이 정당한 경쟁을 통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며 세계 시장에서 겨루듯, 오늘의 도시는 국경을 넘어 인재·자본·기회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서울의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서울의 성장이 국가 전체의 성장동력이 되는 ‘상생’ 전략으로 전환할 때다.

진정한 균형발전은 지역의 고유한 잠재력을 극대화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은 글로벌기업과 연구소,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상하이·도쿄와 경쟁하고 있다.

종로와 여의도, 강남 테헤란로를 넘어 강남·서초 R&D·ICT, 분당IT, 마곡과 상암 디지털단지, 그리고 현재 추진 중인 상계·창동 디지털바이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양질의 일자리 클러스터를 다변화하여 서울의 경쟁력을 키우고 수도권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집적과 시너지는 기술발전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뉴욕의 금융, 보스턴의 바이오테크, 런던의 메디컬바이오, 도쿄의 전략특구 등 글로벌 혁신도시의 공통점은 세계 최고수준의 산·학·연 클러스터 네트워크다. 대학·연구소·기업이 고밀도 클러스터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혁신을 창출한다. 보행권 내 산학연이 집중되어 상호작용이 증대되고, 대중교통 중심으로 직주근접을 지원한다.

이러한 유기적으로 연결된 강력한 ‘네트워크’가 도시권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한 거점의 성장은 주변 지역으로 파급되며 국가 전체 경쟁력을 높인다.

‘네트워크’가 도시권 경쟁력 극대화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시가 강북을 미래 성장거점으로 제시한 ‘강북전성시대 2.0’은 주목할 만하다. 강북권 30여개 대학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연구역량이 창동·상계 바이오테크 신산업 거점과 결합하여 바이오·디지털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도심권 국제금융·컨벤션·업무지구를 업그레이드한다는 비전이 제시되었다. 이를 지원할 핵심인프라로 ‘강북횡단선’ 신설과 ‘내부순환도로 지하화’가 단절되었던 공간을 연결하며 고밀도 복합개발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강북전성시대 1.0에서 제시한 ‘낙후 지역’ 정비를 넘어 도시 공간구조 자체를 혁신하는 대전환으로 의미를 가진다. 실제 총 16조원의 재정투자 계획으로 실행력을 담보한 만큼 큰 기대를 모은다.

주목할 것은 수도권에 미칠 파급효과다. GTX 같은 광역교통망이 서울과 주변을 촘촘히 이어 주변 지역 인재가 그 기회를 공유할 수 있다. 서울에 첨단 클러스터가 안착하면 R&D와 연관산업은 자연스레 주변 지역으로 확산한다. 지대와 공간의 제약이 적은 인근지역에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이는 곧 수도권 전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는다.

강북의 도약은 단순한 지역 격차 해소가 아니라 K-컬처의 글로벌 무대를 뒷받침할 새로운 공간경쟁력을 확보하는 국가적 과제다. 세계의 기업과 인재, 자본을 끌어들이는 ‘미래 엔진’으로 강북을 재탄생시킴으로써, 서울의 강·남북 균형과 국가 전체 성장을 동시에 실현할 때다.

강북의 도약은 ‘글로벌 성장 전략’

수도권 집중에 대한 우려만으로 투자를 미루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글로벌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 국가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글로벌 성장 전략’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유연함이 절실한 시점이다.

윤서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