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 자산 매각에도 ‘불신’ 확산
환매중단 후 14억달러 대출 매각
헤지펀드들, 35% 할인 매수 제안
블루아울이 자산 매각을 통해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차가워지고 있다. 주가는 급락했고, 일부 헤지펀드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최대 35%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사들이겠다며 공개 제안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운용자산 3070억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은 비상장 개인 대상 사모대출펀드 ‘블루아울캐피털코퍼레이션II(OBDCII)’의 분기별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신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자에게 현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블루아울은 OBDCII를 포함한 3개 펀드에서 총 14억달러 규모의 대출자산을 액면가의 99.7% 수준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OBDCII에서만 6억달러를 처분했다. 매각 대금으로 OBDCII 투자자에게 순자산가치의 약 30%를 특별배당 형태로 지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대출을 거의 액면가에 매각한 만큼 자산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루아울 공동대표 크레이그 패커는 CNBC 인터뷰에서 “펀드투자자들은 우리가 하는 조치를 좋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블루아울 주가는 환매 중단 발표 이후 10% 넘게 하락했고, 올해 들어 28% 떨어졌다.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마련했음에도, 오히려 추가 환매 압박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결정타는 헤지펀드의 공개 매수 제안이었다. FT 21일 보도에 따르면, 보아즈 와인스타인이 이끄는 사바캐피털은 OBDCII와 다른 2개 블루아울 펀드 지분을 순자산가치 대비 20%에서 35% 할인된 가격에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어려운 시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택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할인 폭 자체가 블루아울 자산 가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바 측은 “대출은 100으로 평가돼 있지만, 사모대출의 좋은 매수 호가는 90대 초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장부상 가치와 실제 시장 가격 사이의 괴리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모대출 업계 전반에도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업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사모대출 펀드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 역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스테이트스트리트 2026년 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비예 금 금융기관(NDFI) 대상 대출은 전체 은행 대출의 10%, 1조1000억달러를 넘는다. 사모대출 시장의 충격이 커질 경우 은행권으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