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경찰로 이동하는 전관 인력

2026-02-23 13:00:38 게재

수사권 확대 타고 로펌 영입 증가 … 이해충돌 방지 장치 정비 필요

검찰 직접수사가 줄고 경찰 수사 권한이 커지면서 전관 인력 이동이 경찰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경찰 출신 변호사 영입이 늘며 이해충돌 가능성과 전관예우 우려가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5대 로펌 소속 경찰 출신 변호사는 150여명으로 파악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1차 수사권을 갖자 수사 경험 인력 수요가 늘었다는 평가다. 검사 출신 영입은 줄고 경찰 출신 영입은 늘었다는 분석이다.

로펌이 선호하는 인력은 경찰대 출신이거나 변호사 특채로 입직해 법률 검토 경험을 쌓은 인물로 알려졌다. 경제·지능·사이버 수사 등 전문 부서 경력도 주요 기준이다. 수사 절차와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수사 초기 대응 수요 증가 = 일부 로펌은 형사 대응 조직을 확대하며 경찰 수사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한다. 압수수색 대응, 디지털 포렌식 절차, 진술 구조 설계 등 수사 초기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수사 단계 대응 전략 중요성이 커지며 관련 경험 인력 자문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대형 사건에서 경찰 출신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 수사 절차에 익숙한 인력이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흐름이 일부 기업 사건에서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수사 초기 대응 중요성이 커지며 절차 경험 변호인 선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관련 수사에서도 경찰 수사 경험 변호인 선임 사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 수사 절차 이해도를 고려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논의가 커진 계기 중 하나는 특정 사건 수사 경찰 간부가 퇴직 직후 관련 사건 변호인이 속한 로펌에 합류한 사례다. 해당 사건은 아직 종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수사 정보 활용 가능성 우려가 제기되며 공정성 논쟁으로 이어졌다. 다만 현행 법률상 명확한 금지 규정은 없어 제도 정비 필요성이 함께 거론된다.

◆공직자윤리법 규정 공백 = 이 같은 이동 배경으로 공직자윤리법 규정이 지목된다. 일정 직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후 취업 심사를 받지만 변호사 자격이 있으면 법무법인 취업은 예외다. 수사 관여 인력의 관련 분야 이동을 제한하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건을 직접 수임하지 않고 고문·자문 형태로 참여할 경우 규제 적용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형식상 변호인이 아니면 활동 범위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워 이해충돌 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조직의 정보 비대칭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검찰은 기수와 근무 이력이 비교적 공개되지만 경찰은 수사 라인 이력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전관 인력 내부 정보 접근성이 시장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출신 비중이 높은 신생 로펌이 등장하는 등 수사 경험 인력을 전면에 내세운 조직 구성 사례도 언급된다. 수사 초기 대응 역량을 강조하는 경쟁 구조 변화라는 해석이다.

유착 가능성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과거 대형 사건을 수사한 경찰 간부 출신 변호사가 금품 수수 혐의로 유죄 판단을 받은 사례가 언급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이 거론된다.

경찰이 최근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한 정치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 상자를 들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권한 확대, 통제와 함께 논의해야” = 정치권에서는 판검사 전관예우 논의에 빗대 ‘전경예우’라는 표현도 나왔다. 수사권 확대에 맞춰 이해충돌 방지 장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통제 수준 비교 논의도 있다. 검찰은 퇴직 후 일정 기간 사건 수임 제한과 대형 로펌 취업 제한 규정이 있지만 경찰에는 동일 수준 규정이 없다는 점이 차이로 지적된다. 고문 형태 참여까지 고려하면 규정 정비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수사권 구조 변화에 맞춘 형사사법 균형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퇴직 경찰 취업 제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건 담당자의 일정 기간 관련 분야 취업 제한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고문·자문 형태 간접 참여 규정 정비와 수사 라인 이력 공개 범위 확대도 개선 방안으로 제시된다.

경찰은 퇴직 경찰 사적 접촉 신고 제도와 사건 문의 금지 규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사 감찰을 통해 부적절한 접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담당자 공개에 대해서는 수사 담당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오히려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권한이 커진 기관일수록 전관 논의가 반복될 수 있다”면서 “경찰 수사 권한 확대에 맞는 통제 장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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