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증시 변화 주목
24일 트럼프 의회 국정연설 … 이란 공습 여부·엔비디아 실적 관심
코스피 단기 급등 따른 차익실현 압박 고조 … 한은 수정 경제 전망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게 부과하는 관세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예정된 트럼프의 의회 국정연설에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에 대한 공습 여부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이번 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은 AI 산업 전망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주 불과 2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5600선과 5700선, 5800선을 연이어 돌파한 후 5900선까지 터치하는 등 역대급 랠리 중이다. 이번 주 폭등 모멘텀을 지속하며 6000포인트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박이 고조된 상황은 부담이다. 26일 진행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2.50%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날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변화를 줄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더 큰 관세 불확실성 대비해야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 후폭풍에 따른 더 큰 불확실성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 위법 판결 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글로벌 15% 관세로 대응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글로벌 관세를 10%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고 밝힌 후 하루 만인 21일해당 관세를 15%로 인상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시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교역하는 주요국에 적용되는 관세가 깊은 논의의 과정 없이 즉흥적으로 변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트럼프 정권 내내 이어지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상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기존 상호 관세로 미국 정부가 벌어들인 세수의 환급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재료다. 미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로 벌어들인 수십억달러를 환급하도록 강제하는 사안은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수입업체 간의 장기적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저녁 9시 미국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에 나선다. 트럼프의 경제, 물가, 관세, 이민, 외교·국방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이란 핵 협상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엔비디아 실적, 증시에 더 큰 영향 = 시장 전문가들은 사실상 증시 방향성에 더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벤트는 엔비디아 등 AI 기업들 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이번 주 빅 이벤트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4개월 가까이 18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달 초 앤트로픽의 AI 자동화 도구 출시로 인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수익성 불안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목요일 AI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블루아울 캐피털의 일부 펀드 환매 중단 등 사모대출 시장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이런 가운데 25일(현지시간) 발표될 엔비디아의 4분기 실적은 지난 1월 말~2월 초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 확대(올해 약 6500억달러 이상)를 감안 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는 4분기 실적 및 가이던스 서프라이즈가 사실상 주가에 선반영 됐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며 “시장의 기대치를 얼마만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인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GPU 제조원가 상승에도 매출 총이익률(GPM)을 70%대 초중반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의 올해 실적 추정치 변화 여부도 관건이다.
◆코스피, 사상 첫 장중 5900선 돌파 = 23일 오전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5900선을 터치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4.58포인트(1.63%) 오른 5903.11로 출발해 5909.29까지 올랐다가 오전 9시 29분 현재 전일 대비 47.65포인트(0.82%) 오른 5856.18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27포인트(0.28%) 하락한 1150.73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전일보다 12.94포인트(1.12%) 오른 1166.94로 시작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관세 리스크에 수차례 노출되고 가격 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단기 호재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일단 내상을 입어 후퇴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 약화, 특히 대중국 협상력 약화와 중국의 대미 수출 회복 △달러 약세 가능성 △관세정책 후퇴가 미국 내 물가 압력을 낮추고 소비심리를 개선시키는 효과 등”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고 미국 경제, 특히 재정 측면에서 부담이 확대될 수 있음은 부정적 요인”이라면서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에는 이번 위법 판결이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