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패션업계 봄 여름 키워드
절제와 기능의 진화…시장 선점 경쟁
안정감과 균형감 디자인 철학에 반영 … 다양한 연출 가능한 제품 인기
2026년 봄·여름 시즌을 앞두고 패션과 아웃도어, 유통업계가 일제히 신상품과 캠페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급변하는 기후 환경과 확장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해 기능성을 강화하는 한편 과시적 디자인 대신 절제된 실루엣과 균형 잡힌 무드를 내세운 점이 공통 흐름이다. 기술과 감성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웃도어, 경량화와 실용성에 집중= 아이더는 브랜드 모델 남주혁과 장원영이 참여한 2026년 봄·여름 화보를 공개했다. 일교차가 크고 날씨 변화가 잦은 계절 특성에 맞춰 경량 자켓과 초경량 하이킹화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기 흐름을 고려한 설계와 가벼운 소재를 적용해 장시간 활동에도 부담을 줄였다. 냉감 웨어 라인도 강화해 일상과 야외 활동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 속 장면을 배경으로 기능성과 생동감 있는 시즌 무드를 강조했다.
네파 역시 마운틴 웨어 라인을 재정비했다. 패스파인더 뷰파인더 칸네토 등 핵심 라인을 중심으로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친환경 공정을 적용한 방수 멤브레인을 도입해 지속가능성도 고려했다. 누적 판매 28만 족을 기록한 등산화 칸네토는 쿠셔닝과 안정성을 보강한 신제품으로 확장됐다. 로우컷 모델을 추가해 가벼운 트레킹과 도심 활동까지 아우르는 전략을 펼친다.
최근 아웃도어는 전문 산행을 넘어 출퇴근과 주말 나들이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력과 도시적 디자인을 결합한 스타일 테크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차분한 분위기 강조 =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 델라라나는 ‘레이어스 오브 타임’(시간이 쌓여 주는 깊이)을 주제로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 레이스 자수 시스루 소재를 겹쳐 시간의 깊이를 표현했다. 이탈리아산 울과 일본 원단을 활용한 아이템은 절제된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질감을 강조한다. 다양한 연출로 활용도를 높였다.
르베이지도 2026년 봄·여름 캠페인을 공개했다.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여백과 절제의 아름다움을 확장했다. 울실크 코트와 치마 트렌치코트 꽃무늬프린트 블라우스 시스루 탑 등 12가지 대표 스타일을 통해 고요한 움직임과 내면의 에너지를 표현했다.
포토그래퍼 민현우와의 협업을 통해 서정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자연의 리듬이 되살아나는 순간을 포착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급 라이프스타일을 시각화했다. 캠페인 영상과 화보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스톤 아일랜드는 배우 차승원이 참여한 고스트 컬렉션을 공개했다. 단일 컬러로 통일한 모노크롬 디자인이 특징이다. 기능성 소재와 산업적 디테일을 결합해 실험적 감각을 드러냈다. 소재 가공과 색감 처리에서 브랜드 고유의 기술력을 부각했다.
혜인서는 감고 엮는 구조적 디테일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연에서 착안한 색감과 저지 소재를 활용해 신체의 흐름을 드러내는 드레이핑을 제안했다. 일부 아이템은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하나의 실루엣에 고정되지 않는 확장성을 강조했다.
◆유통업계, 트렌드 선공개 = CJ온스타일은 2026년 봄·여름 패션 쇼케이스를 열고 시즌 키워드로 절제와 균형을 제시했다. 과도한 장식 대신 단정한 실루엣을 강조하는 포엣코어와 워크웨어 레이어드 스타일을 중심에 뒀다.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를 활용해 패션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확장했다. 모바일 라이브 방송 편성을 늘려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업계 전반을 관통하는 흐름은 분명하다. 기후 변동성과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기능성은 기본 조건이 됐다. 동시에 디자인은 과장보다 절제를 택했다. 자연과 도시를 넘나드는 라이프스타일 지향성도 강화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 벌로 여러 상황을 소화할 수 있는 실용적 제품이 경쟁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패션은 안정감과 균형을 찾는다”고 분석했다.
2026년 봄·여름 시장은 기술력과 감성의 조화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절제된 미학과 기능성을 앞세운 신상품들이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주목된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