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적재조사, 국민불편 개선 위해 더욱 속도내야
사람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것처럼 땅에는 지번이 있어 땅의 소유와 경계를 나타낸다. 지적은 국민의 토지재산권을 구분 짓는 매우 중요한 제도로 지적도와 실제 토지의 경계가 다를 경우 재산권 문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지적을 등록한 지적공부와 실제 토지이용현황이 다른 것을 ‘지적불부합지’라고 한다.
지적불부합지는 현재 전 국토의 14.5%인 542만여 필지로 서울시 면적의 약 10배 규모에 해당한다. 이러한 불부합의 발생 원인은 현재의 지적도가 일제강점기 당시 대나무 줄자 등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 지적도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 지적도 등은 현재의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담고 있지 못하게 된다. 이 외에도 한국전쟁과 각종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도면과 서류가 소실되었고, 기준점의 망실과 자료의 분실 등은 그 문제를 더욱 부추겼다.
과거 종이지적도 바탕의 지적불부합지를 실제 토지의 면적과 경계 현황으로 일치시키는 것이 지적재조사다. 토지 경계 갈등으로 민원이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통해 잘못된 토지정보를 옳게 고쳐 등록사항과 경계를 바로 잡음으로써 분쟁이 해소되는 등 토지의 활용 가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종이지적을 디지털지적으로 전환해 토지의 효율적 활용도 제고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개발사업 과정에서도 계획 수립과 인허가, 시행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사업의 안정성을 높인다.
‘지적부불합지’ 서울시 면적의 10배 규모
지난 2020년 정부는 한국전쟁 이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던 강원도 양구군의 일명 ‘펀치볼’로 불리는 무주지(주인이 없는 땅)에 대한 지적재조사를 추진한 바 있다.
앞서 이곳은 3429필지의 경작권 관리관계가 불분명해 국유지 임차인과 무주지 경작자 간 갈등으로 인해 토지분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지적재조사를 통해 토지분쟁을 해결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디지털지적으로 전환해 토지활용도를 높이는 등 주민 불편이 크게 개선되었다.
반면 2012년부터 시작한 지적재조사는 아직 그 끝이 요원하다. 정부는 2021년부터 한국국토정보공사(LX)를 지적재조사 책임수행기관으로 지정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2025년 기준 전체 대상 542만 필지 중 210만 필지인 39%만이 완료되어 사업 속도는 생각보다 더디다. 또한 2030년까지 총 1조30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예산의 33%인 4291억원 밖에 집행되지 않은 상태다.
지적재조사사업 완료 시점인 2030년까지는 5년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과 품질 제고,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업체와 책임수행기관인 LX의 역할을 분담하는 민ㆍ관ㆍ공 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선정된 민간업체는 기술력과 현장 경험을 적극 활용하여 사업 속도와 품질을 높이고, 책임수행기관인 LX는 경계 조정 등 핵심 공정을 수행함으로써 공정성과 신뢰를 함께 확보해 지적재조사의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 삶과 재산 보호에 필수적 역할
지적재조사는 경계 불일치로 인한 분쟁과 민원, 불필요한 시간ㆍ비용 부담을 줄이며 토지 이용의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국민의 삶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지적재조사는 단순한 정비사업을 넘어, 국민이 안심하고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계획된 목표를 차질 없이 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