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국내 CDMO, 세계적 생산역량·속도·품질인증 강점

2026-02-24 13:00:04 게재

원부자재 대외의존, 초기개발 역량 격차해소 과제 … 미국·유럽 자국 제조 우선주의-투자 압박 넘어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백신, 항체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바이오 기반 신약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바이오의약품이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과반을 차지하고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공정이 복잡하고 개발비가 높아 연구개발·제조 전반에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요구된다. 평균 개발비가 22억달러를 넘어서고 성공확률이 10% 이내에 불과해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 위탁개발생산기관(CDMO) 활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팬데믹 이후 공급망 불안정과 생산 거점 다변화, 그리고 대형 제약사와 CDMO 간 전략적 파트너쉽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산업성장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국제 규제 강화와 신규 모달리티의 확장으로 고도화된 제조 역량을 갖춘 CDMO의 중요성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외 CDMO 산업의 동향과 주요기업을 살펴보고 국내 CDMO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신약개발의 복잡성 심화와 연구개발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아웃소싱 비중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CDMO 시장은 2024년 1959억달러에서 2029년 310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9.7% 수준이다.

국내 CDMO 시장은 2022년 25억2000만달러에서 2029년 49억3000만달러로 연평균 10.1%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규모와 성장률 측면에서 중국 인도 일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이상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 제약바이오기술협력팀 연구원 등은 20일 바이오헬스산업브리프 473호에 게재한 ‘국내외 의약품 위탁개발 생산시장 현황’보고서에서 “국내 CDMO 산업은 세계적 생산역량·속도·품질인증 등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부자재 대외의존·고급인력 부족·초기 개발 역량 격차 등 구조적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기술 확보 = 이 연구원 등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CDMO 기업들은 비즈니스 확장 및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여러 공통된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전략적 인수합병을 확장한다. 기술을 보유한 기업 인수나 대규모 생산시설 매입을 통해 단기간 내 핵심 역량을 확보하고 생산 기반을 확대한다.

모달리티를 다각화한다. 기존 주력사업 분야뿐만 아니라 고성정하는 차세대 치료제 영역으로 기술 범위를 확장한다. 이로써 다양해지는 의약품 개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달리티를 늘린다.

초기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전세계 수요기업에 유연한 제품 공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생산 거점을 다변화한다.

공정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추구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인적 오류를 최소화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 안정성을 확보한다.

각 기업들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CDMO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전 이미 화학 합성, 분석, 비임상 시험 등 전문 분여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었다. 기존에 보유한 강점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CDMO 서비스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CDMO 주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살펴보자. 써머 피숴(Themo Fisher)은 자체 보유한 분석 장비, 시약, 배지 공급망을 CDMO 공정에 직접 활용해 제조 효율성을 확보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통합 연구와 제조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론자(Lonza)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과 함께 생산 라인을 신속하게 구성 변경하는 아이벡스(ibex) 모듈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 가능한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캐탈렌트(Catalent)는 연질 캡슐, 주사제 충전 등 특화된 제형 및 약물 전달기술을 보유해 차별화된 제형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시 앱케크/바이오로직스(WuXi Apptec/Biologics)는 연구·분석·제조기능을 단일 밸류체인으로 통합한 CRDMO모델을 운영한다. 초기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업 생산까지 단계별 개발을 지원한다.

찰스리버(Charles River)는 독성시험·안전성 평가 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글로벌 시험 역량을 기반으로 비임상 단계 고객을 임상·제조 단계로 연계하는 사업 구조를 확립하고 있다.

지그프리드(Siegfied)는 150년 이상 축적된 화학 합성 노하우와 유럽 기반 생산 거점을 활용해 원료와 완제를 연계 생산을 지원하는 통합 제조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호주의 국내 CDMO엔 기회 = 국내 CDMO 시장은 △대규모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 △BMS 로슈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위탁생산 계약 체결 성공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으로 2010년대부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이 CDMO 중심으로 사업으로 재편하거나 새롭게 CDMO 기업을 설립하는 흐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CDMO 산업의 강점은 우선 세계 최대 생산규모에 있다. 인천 송도를 필두로 단일 도시기준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속도와 실행력이 뛰어나다. 공장 건설부터 가동까지 글로벌 경쟁사 대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효율적인 공정 운영기술이 탁월하다.

글로벌 품질 인증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주요국 규제기관의 GMP 인증 레퍼런스를 다수 보유해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

강력한 전후방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과 대규모 위탁생산 인프라가 결합돼 산업 전반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하지만 국내 CDMO산업은 원부자재 대외의존도가 높은 약점 등이 있다. 배지 레진 등 핵심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높아 글로벌 공급망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고급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산업의 급격한 팽창 대비 공정 전문가와 숙련된 연구 인력 공급이 원활하기 않아 인력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초기 개발 역량차이가 있다. 대량 생산은 세계 최고이지만 신약 후보물질 최적화와 세포주 개발 등 초기 단계 서비스는 글로벌 선도기업 대비 보완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CDMO산업의 기회와 위험성은 상존하고 있다. 시장 기회를 보면 미국의 중국 바이오기업 규제로 인해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업체의 기존 수주 물량이 우리나라로 이동하고 있다. 키트루다 등 대형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생산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위탁생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위험요소는 일본 인도 기업들이 파격적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증설해 맹추격을 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의 자국 내 제조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현지 공장 설립 및 투자 압박이 거세다.

이 연구원 등은 “제품군 특성에 따라 현지화 거점-파트너링 등 다층적 공급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비용 절감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 위탁개발생산기관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국내기업, 개발 접근기법 다변화 시도 = 국내 CDMO 시장에서 항체생산 인프라 중심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프러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CDMO 선두 기업으로 평가된다. 세포주·공정 개발, 대규모 cCMP 생산, 무균 완제 충전/포장을 포함한 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하며 ADC·CGT 등 첨단 분야로 확장 중이다. 2024년 UCB MSD 일라이릴리 박스터 등과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 등 글로벌 생산능력을 강화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ADC CDO 계약 등 ADC 역량 확대했다.

셀트리온은 상업화 성공으로 축적한 글로벌 허가·생산 경험과 대규모 설비를 바탕으로 CDMO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임상·상업용 항체 의약품 생산 등 맞춤형 CDMO 서비스 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대만 CDMO 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자회사 셀트리온 바이오솔루션스를 통한 신규 공장 확보 운영 계획으로 CDMO 본격 진출했다. 최근 미국 생산시설 확보와 신규 CDMO 플랜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보관·공정 개발·임상·상업 생산·무균 완제 충전 등 바이오의약품 전주기 CDMO 서비스 제공한다. 2023년 3월 스위스 엑셀진과 업무협약을 통해 엑셀진은 세포주 개발, 고수율 공정 개발 등 CDO서비스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보관, 임상·상업용 의약품 생산 등을 제공해 CDMO 경쟁력 강화 추진을 발표했다. 미국 BMS로부터 인수한 시러큐스 캠퍼스는 2025년 ADC 생산 목표로 생산설비에 투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항체 기간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특화 CDMO, 주로 포유류 세포기반 DS생산한다.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상업용 DS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며 모듈형·디지털 기반 ‘스마트 팩토리’ 컨셉으로 유연한 생산과 비용 효율을 추진 중이다.

◆특화사업으로 고부가가치 틈새시장 선점 = 국내 특화사업 분야 CDMO업체를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씨드모젠 이엔셀 등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생산 기업으로 자체 백신 상업화 경험을 기반으로 CDMO사업을 확대 중이다. 세포주 공정개발, 임상·상업용 원액 및 완재 생산, 충전·포장 등 백신 전주기 서비스 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5년간 2조4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생산 인프라 확충과 차세대 백신 CDMO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독일 백신 CDMO기업 IDT Biologika 인수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과 백신 CDMO 역량을 강화했다.

에스티팜은 제네릭 API를 기반으로 올리고뉴클레오티드 및 mRNA 생산 개발 역량 보유하고 있다. 자체 mRNA 갭필기술과 지질나노입자 적용 기술을 확보하며 대량 생산 설비 확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씨드모젠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특화된 CTDMO 모델을 구축했다. 바이얼스 벡터 설계·세포주 개발·벡터 생산·분석 등 CT 전주기 서비스와 분석 기능을 강화했다.

이엔셀은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매출·점유율 1위다. 세포 바이러스 동시 생산이 가능한 국내 대표 업체이다. 줄기세포 등 다양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원스톱 생산하고 일본 호주 등 아펙 네트워크를 넓히며 고단가 벡터 중심 구조로 전환 중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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