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미인증 거울 설치, 부실공사 단정 못 해”
법원 “건축물 구조적 안전성 훼손 아냐”
신화엔지니어링 벌점 취소, LH는 항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 한국산업표준(KS) 인증을 받지 않은 거울이 설치됐다는 이유로 건설사업관리업체에 부과한 벌점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인증 자재가 사용된 사실만으로는 부실공사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신화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가 LH를 상대로 제기한 벌점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LH가 2024년 11월 신화엔지니어링에 대해 한 벌점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신화엔지니어링은 2020~2021년 다른 사업자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4곳의 아파트 건설공사에서 시공단계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수행했다. 이후 LH는 해당 공사 중 시스템욕실 설치공사에 사용된 거울 일부가 KS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신화엔지니어링에 벌점을 부과했다. 신화엔지니어링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해당 거울이 ‘건설용 자재’에 해당하는지, KS 미인증 상태가 건설기술진흥법상 ‘부실공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우선 화장실 거울도 건설 현장에 설치되는 자재로서 건설용 자재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벌점 부과의 전제가 되는 부실공사 발생 또는 발생 우려 요건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LH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KS 인증을 받지 않은 거울이 설치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아파트 자체 또는 공사의 안전성이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LH측은 KS 미인증 거울은 제품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빛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쉽게 파손·변질될 우려가 있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KS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거울의 내구성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파손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고 볼만한 구체적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거울에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비교적 용이하게 분리·교체가 가능해 보완 시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이 사건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건설기술진흥법 상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LH측은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1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