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법 ‘12년 공백’ 해소…‘위헌·불합치’ 25건 산적
국민투표법 개정되면 실제 개헌 가능
‘집시법·낙태죄’ 등 위헌 법률 ‘방치’
10년 넘게 방치돼 온 국민투표법의 ‘입법 공백’ 사태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와 법제사법위를 통과하면서 2월 임시 국회내 본회의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재외선거인 명부 작성 등 재외국민이 국민투표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국내거소 신고가 되지 않은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국민투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는 2015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명시했으나 개정 시한을 넘기며 12년째 법적 효력이 상실된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돼 왔다. 법적 근거가 사라진 탓에 그간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에게 묻는 절차 자체가 봉쇄됐다. 개헌의 필수 관문인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개헌 논의도 동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 12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구하라법 완결판’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돼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발생한 사각지대를 해소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에 더해 패륜적 행위를 한 자녀와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상속권 박탈 대상을 확대했다.
2월 임시 국회에서 국민투표법이 통과되면 2건의 입법 공백이 메워지지만 국회에는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고 개정을 기다리는 법률안이 25건이 더 남아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설정 관련 법안(탄소중립기본법)이다. 헌재가 제시한 개정 시한은 오는 28일이다. 현재 기후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이지만 뒤늦게 공론화 절차에 들어간 만큼 시한 내에 입법이 이뤄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는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으나 개선 입법이 2010년 6월까지 이뤄지지 못한 채 입법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여성 인권 및 의료 현장의 혼란과 직결된 ‘낙태죄’도 마찬가지다. 헌재가 2019년 4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2020년까지 대체 입법이 마련되지 못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