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들 ‘사법개혁 3법’ 우려 표명하나

2026-02-25 13:00:01 게재

전국 법원장들, 오늘 임시회의

조희대, 정치권에 재차 숙의 요청

민주당, 국힘 반발에도 처리 속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 증원)’에 대해 전국 법원장들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처장 박영재 대법관)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의장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주재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연다. 지난해 12월 정기회가 열린 지 두 달 만에 전격 소집된 것이다.

그간 대법원이 반대해 오던 ‘사법개혁 3법’의 처리가 임박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 법원장들이 연대해 보다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행정사무에 관해 대법원장 또는 법원행정처장이 요청한 안건에 대해 자문을 하는 고위 법관 회의체다. 대법원 규칙상 매년 12월에 정기회가 열리지만 필요에 따라 임시회를 열 수 있다.

대법원은 구체적인 안건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회가 사법개혁 3법 처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한 상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이날 종결하고, 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관련 법을 차례로 상정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응해 각 법안에 대한 전면적 필리버스터에 나선다.

사법부는 이들 사법개혁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고 사법제도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고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이자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정치권에 재차 숙의를 요청했다.

법원장들이 이날 사법개혁 3법에 대한 공식 입장을 재차 밝힐지 주목된다.

대법원은 여권이 사법개혁을 추진하고 나서자 지난해 9월에도 법원장 임시회를 소집했다. 법원장들은 당시 회의 이후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는 사법부가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5일 정기 법원장회의를 마치고 나서는 내란전담재판부법과 함께 추진되는 ‘법 왜곡죄’ 도입 법안(형법 개정안)을 두고 “재판의 중립성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했다. 또 “종국적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위헌 논란을 의식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수정한 바 있다. 위헌 논란이 일었던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추천위원회 조항 등을 삭제한 수정된 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법 왜곡죄 도입법을 처리할 태세다. 판·검사가 재판·수사 과정에서 고의로 법을 왜곡한 경우 처벌하는 형법 조문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대법원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할 방침이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해 기본권을 침해 당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하고, 확정 판결에 대한 취소 결정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여권은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이번 회기 안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은 공포 후 2년 이후 시행해 매년 4명씩 대법관 수를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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