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등골브레이크?…대통령 한마디에 교육부 ‘화들짝’
교복 상한가 이미 시행 … 교복 지원금도 지급
교복 생활복 혼용은 부담 … 교복업계 “억울하다”
대통령 한마디에 교육부가 분주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교복 등골브레이크’ 발언 때문이다. 교복업계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체로 수입하는 게 많은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게 온당한지 만약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고가 교복’은 극히 일부이거나 아니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입는 옷 전체 가격을 지적한지는 분명치 않다. ‘정장형 교복’만으로 한정해서 보면 대통령 지적이 다소 과도하다는 반응도 많다. 구조상 교복 1벌만으로 60만원이 책정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연예인 등을 모델로 하거나 입찰담합 등으로 ‘고가 교복’ 문제가 일자, 정부는 2015년부터 ‘학교주관구매제도’를 시행 중이다. 학교가 경쟁입찰로 교복 업체를 선정·일괄 구매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별 구매 상한가도 있는데, 보통 정장형 동복 한 벌(재킷·조끼 등 4피스)과 하복 한 벌(상·하의 2피스)을 기준으로 34만4000원 수준이다. 여기다 경기 40만원, 강원 34만5000원, 서울·부산·세종 30만원 등 지자체별로 중고등학교 입학시 교복 지원금(주로 현물)을 주기 때문에 학부모 부담은 작다.
교복업계는 ‘교복 구매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에 대해 22일 “교복 가격은 정부와 교육청이 정한 상한가와 학교 주관 최저가 입찰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가격 논란의 책임을 업계로 돌리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항변했다. 교복업계는 “동복·하복 외에 체육복과 생활복, 넥타이, 셔츠 등 추가 품목을 함께 구매할 경우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했다.
실제 많은 학교들이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혼용하고 있어 어디까지 ‘교복 비용’으로 볼 것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내 712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74.4%가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혼용하고 있다. 생활복만 착용하는 학교는 14.5%, 정장형 교복만 유지하는 학교는 6.9%였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동복·하복 무료 지원받아도 체육복·생활복을 사면 3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정복은 잘 안 입는데 체육복만 두 벌 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복을 없애자”는 얘기도 다시 나온다. 1969년 중학교 평준화 시책이 시행되면서 획일화·균일화된 교복이 등장했는데 1983년 중·고등학생 교복 및 두발 자율화 추진으로 교복 자율화가 시행됐다. 단 교복 자율화에 따른 부작용 및 반발 등으로 시행 3년 만인 1986년에 교복 자율화는 폐지됐고 학교장 재량에 따라 결정하도록 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통상 학교에서 입는 옷은 정장 형태의 교복과 생활복, 체육복 등이 있다. 교복이 불편하다는 민원 등에 따라 최근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 같은 기념일에만 정장 형태의 교복을 입고 평소에는 생활복을 입는다.
교복 착용 여부와 종류는 초·중등교육법상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 운영위원회에는 교장을 포함한 교직원, 학부모, 지역 인사 등이 참여한다.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 진행한 ‘편안한 교복’ 공론화 과정에서도 ‘기존 교복 개선+생활복’ 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76.2%에 달한 반면, ‘생활복만’ 선택한 응답은 3.3%에 그쳤다.
지난해 5월 경기 광동고에서 실시한 교복 자율화 관련 조사에서 학부모는 60.5%가 반대했고 학생은 75.7%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은 반대 58%, 찬성 42%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19일 SNS에 “이번 기회에 정장형 교복이 꼭 필요한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