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5인 미만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2022년 1월, 경기도 양주 삼표산업 채석장 매몰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이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후 이틀 만에 발생해 ‘1호 사건’으로 기록됐다. 중처법은 ‘실질적인 경영책임자 처벌’을 명시한 법률이기에 이 사고의 판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사고 발생 약 4년 만인 지난 10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검찰이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기소했던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항소하면서 실질적 경영책임자에 대한 법적 판단은 2심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비록 1심 판결이었으나, 무죄 판결이 난 것을 계기로 중처법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사례도 있다. 2024년 6월, 리튬 배터리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사고에 대해 수원지법이 실질적 경영책임자에게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중처법은 2022년 1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부터 시행되었다. 2년 후인 2024년 1월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었으며, 5인 미만 사업장은 현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중처법' 5인 미만 사업장 적용대상 제외
중처법이 도입된 핵심 이유는 중대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중처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난 현재, 전체 사망자 수는 점진적이긴 하나 유의미한 감소세가 포착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시행 첫해인 2022년 중대재해 사망자는 644명으로 전년(683명) 대비 39명(5.1%) 줄었다. 2023년에는 598명으로 전년 대비 46명(7.1%), 2024년에는 589명으로 9명(1.5%)이 각각 감소했다. 반면 2025년 1~9월 사망자는 457명으로, 전년 동기(443명) 대비 14명(3.2%) 증가했다.
사망자가 늘어난 2025년 통계를 상세히 살펴보면 중처법 시행 확대의 필요성이 드러난다. 늘어난 14명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15명이 감소했으나 건설업에서 7명, 기타 업종에서 22명이 증가했다.
사업 규모별로는 50인 이상 사업장은 12명이 감소한 반면, 50인 미만 사업장은 26명이 증가했다.
이 26명을 다시 세분화하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1명이 감소했으나, 법 적용 제외 대상인 5인 미만 사업장에서 27명이 증가했다. 이들 27명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8명이 감소했으나 건설업 19명, 기타 업종 16명이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중처법의 시행 효과를 잠정적으로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감소 경향이 보이는 가운데, 특히 작업자가 일정한 공간에서 일상적 업무를 수행하는 제조업에서 효과가 컸다.
제조업 50인 이상 사업장 사망자는 시행 1년 후인 2023년 1분기에는 9명을 기록해 전년(30명) 대비 70%나 급감했다. 2024년에는 아리셀 참사(23명 사망)가 포함되어 전년 대비 5명(2.9%) 증가했으나, 2025년 1~9월에는 다시 전년 대비 24명(30.4%)이 줄어들었다.
대대적인 안전의식 고취 선행돼야
반면 작업장 이동과 직무 변화가 잦은 건설업 및 기타 업종은 변동 폭이 컸다. 특히 이 중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이러한 특별 대책이란 단순히 ‘처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대폭적인 예산 지원과 대대적인 안전의식 고취가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