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몬스 ‘부당 위탁취소’ 시정명령 적법

2026-02-26 13:00:25 게재

법원 “공정위 제재·하도급 위반 인정”

서면발급위반 등 3억여원 과징금 유지

에몬스가구가 거래 업체에 법정 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조 위탁을 취소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에몬스가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에몬스의 청구를 기각했다.

에몬스는 2008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약 13년간 하도급 업체 A사에 아파트 특판 사업과 관련해 가구용 알루미늄 부품 제조를 위탁해 왔다. 이 기간 중 3년간 총 49개 아파트 건설 현장에 납품할 가구 부품 제조를 A사에 맡기기도 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4년 6월 의결을 통해 에몬스가 A사에 한 △위탁취소 △서면 발급의무 위반 △어음할인료 미지급 행위를 하도급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우선 서면 발급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에몬스는 A사에 부품을 발주하면서 하도급대금, 위탁일, 구체적 납품 시기·장소, 대금 지급기일 등을 기재하고 당사자 기명날인을 갖춘 ‘완전한 개별 발주서’ 형식의 서면을 작업 개시 전까지 발급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부당 위탁취소 행위도 일부 인정했다. 에몬스는 2021년 현장에서 본납용 알루미늄 부품을 발주했지만 같은 해 10월 한 현장에서 적자가 예상되자 원가 절감을 위해 A사에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A사가 이를 거절하자 해당 현장을 포함한 5개 현장의 발주를 취소해 다른 업체로 이관했다.

재판부는 “수급사업자인 A사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일방적으로 발주를 취소한 것은 부당한 위탁취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3개 현장에 대해서는 제조위탁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부분의 처분사유는 인정하지 않았다.

어음할인료 미지급 행위도 위법으로 인정됐다. 에몬스는 물품 수령일부터 60일을 초과하는 어음으로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서 초과기간에 대한 할인료를 지급하지 않다가 2023년 9월에야 지급했다. 재판부는 이를 하도급법 위반으로 봤다.

에몬스는 “도면·품목리스트 발급 단계에서 단가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위탁이 성립하지 않았고, 거래 중단은 A사의 귀책사유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위탁취소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약 1억5000만원인데 과징금 3억6000만원에 달해 비례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남은 위반행위만으로 제재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 “과징금 액수가 원고가 주장하는 경제적 이익을 상회한다는 사정만으로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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