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광전략회의

비자 완화·지방공항 국제선 확대 추진

2026-02-26 13:00:04 게재

대통령 참석 국가관광전략회의 열려 … 가칭 숙박업법 제정·바가지 요금엔 영업정지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비자 완화와 지방공항 국제선 확대, 숙박체계 개편, 바가지요금 근절 등을 포함한 범정부 관광 대전환 전략을 내놓았다. 정부는 25일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방한관광 대전환 및 지역관광 대도약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는 15개 중앙부처와 관광업계 협회·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관광산업은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라며 “케이-컬처가 촉발한 문화산업의 발전은 결국 대한민국 관광으로 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관광의 지평을 서울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전역으로 과감하게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역관광 활성화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관광산업의 성장 기회와 과실을 전국 골목상권과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 누릴 수 있어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광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드는 문화산업”이라며 바가지요금·불친절·과도한 호객행위 근절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크루즈 관광객, 신속 심사제 도입 = 이번 대책은 출입국 제도 개선부터 지역 관문 확충, 숙박 기반시설 정비, 고부가 관광 육성, 관광시장 신뢰 회복까지 전체 분야를 포괄하는 종합 전략이다. 정부는 케이-컬처 확산과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을 ‘관광 도약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범부처 협업 체계를 가동했다.

우선 방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인도네시아 3인 이상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시범 시행을 추진한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 국민을 대상으로는 5년·10년 복수비자 발급을 확대한다. 자동출입국심사 제도도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까지 확대하고 자동심사대를 증설해 공항 체류 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지방공항을 외국인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지방공항으로 바로 들어오는 국제선을 별도로 배정하고, 공항시설 사용료를 낮춰 항공사의 부담을 줄인다. 이를 통해 국제선 직항편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김해·청주공항의 운항 시간대(슬롯)도 확대해 수용 능력을 키운다.

인천공항 입국객의 지방 이동을 위해 국내선 신설·증편, 심야 공항버스 노선의 충청·강원권 확대, KTX 사전 예매기간 확대도 추진한다.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해 복수 기항 크루즈 신속 심사제를 도입하고 선상 심사를 확대한다. 부산항 터미널 24시간 운영을 시범 도입해 ‘오버나이트 크루즈’ 관광객의 지역 체류 시간을 늘린다. 부산북항 크루즈터미널 신축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숙박 분야는 3000만명 입국에 대비해 정책체계를 통합 개편한다. 관광숙박업 중심이던 정책을 일반숙박업과 생활숙박업까지 포괄하도록 숙박업 관련 업무를 문체부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가칭 ‘숙박업법’ 제정을 추진한다. 숙박시설 통합정보 기반을 구축하고 ‘숙박업 품질인증제’를 도입한다. 4·5성급 관광호텔의 교통유발부담금 완화, 일정 요건을 갖춘 호텔의 대학 인근 건립 규제 완화 등 투자 여건 개선책도 포함됐다. 고택·사찰 등을 활용한 한국형 ‘파라도르(스페인 정부가 고성 등을 활용해 운영하는 역사문화유산 호텔)’ 모델 육성도 추진한다.

◆바가지 안심가격제도 도입 = 고부가 관광 유치 전략도 강화된다.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신청 요건을 기존 500건에서 200건으로 완화하고 지역 가점제를 도입해 지방 기반 의료관광을 확대한다. 국제회의의 경우 외국인 300명 이상 참가 시 입국 우대 심사대 이용 범위를 동반자 2명까지 확대하고 국제회의 전용 자동심사대 설치도 추진한다. 정부에 따르면 일반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이 205만원인 반면 국제회의관광은 383만원, 의료관광은 811만원에 달한다.

또한 2027~2029년에는 ‘한국방문의 해’ 캠페인을 민관 협력으로 추진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긴다.

관광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바가지요금 근절대책’도 함께 발표됐다. 가격 미게시·허위표시·표시요금 미준수 행위 적발 시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외국인 도시민박·농어촌민박 등 일부 업종에 가격게시·준수 의무를 신설한다.

숙박업에는 성수기·비성수기·특별행사 기간별 요금을 사전 신고·공개하도록 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자율요금 사전신고제)’를 도입한다.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 예약 취소에 대한 제재 및 피해구제 규정도 마련한다. 택시의 경우 부당 운임 적발 시 즉시 자격정지가 가능하도록 법적 제재를 강화하고 바가지 업체에 대해서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제외 등 제재를 부과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100 프로젝트’와 ‘명소 재생 30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관광 콘텐츠를 확충하고 인구감소지역 방문 시 여행경비의 50%를 환급하는 ‘지역사랑 휴가지원 사업’(반값여행) 사업과 ‘코리아 기차둘레길’ 조성으로 국민의 지역 여행도 촉진할 계획이다.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대상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확장한다.

◆“기존 제도 유기적 결합 필요” =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인천공항에서 지방공항으로의 접근성 문제도 논의됐다. 대통령은 인천공항에서 지방공항으로의 직항 연결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직항 연결이 가능하도록)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케이-컬처와 국가유산을 관광산업과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허 민 국가유산청장은 “케이-팝과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등장한 장소를 다시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한국의 국가유산을 관광 자산으로 체계적으로 알리고 해외 캠페인과 연계해 여행상품과 결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역관광 제도 보완과 인재 양성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지역관광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골목상권과 연계한 디지털 주민증, 지역화폐, 고향사랑기부제 등 기존 제도를 유기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며 “내국인 관광 활성화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까지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국에 관광을 전공하는 학생이 3만명에 이르지만 지역에 남아 활동할 기반은 부족하다”며 “대학과 연계한 지역관광 프로젝트를 육성하고 일정 기간 유지 가능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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