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매출 2천억달러 첫 돌파

2026-02-26 13:00:04 게재

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순익 1천억달러 … 세일즈포스 전망 하향, 아이온큐 급성장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 속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달러, 순이익 1000억달러를 동시에 넘어섰다. AI 거품 논란과 빅테크의 과도한 설비 투자 우려가 이어졌지만,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붐에 힘입어 연매출 2000억달러, 순이익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기업이 이 같은 규모에 도달한 것은 이례적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매출을 78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 721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회계연도 4분기(1월 말 종료) 매출은 681억달러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662억달러와 기존 가이던스 650억달러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623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60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부문에는 지난해 출시한 블랙웰 기반 AI 칩이 포함된다. AI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규모 연산 능력 확보 수요가 실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팅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 고객들은 AI 연산 능력에 투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3% 상승했다. 최근 AI 투자 과열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이번 실적은 인프라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종은 다른 분위기다. FT는 같은 날 미국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가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458억달러에서 462억달러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61억달러에 못 미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세일즈포스의 4분기 매출은 112억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21억달러에 못 미쳤다. AI 스타트업 부상과 가격 모델 전환 부담이 실적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분석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 겸 CEO는 “우리는 세일즈포스를 에이전트형 기업을 위한 운영체제로 재구축했다. 인간과 에이전트를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위에 결합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인베스팅닷컴은 아이온큐가 4분기 매출 619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404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20달러로, 예상치 -0.51달러보다 양호했다.

연간 매출은 1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2억2500만달러에서 2억4500만달러로 제시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 상승했다.

이번 실적 시즌은 AI 산업 내부에서도 뚜렷한 온도 차를 보여준다. 인프라를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은 폭발적 수요의 직접 수혜를 입는 반면, 응용 소프트웨어 기업은 경쟁 심화와 수익 구조 전환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투자 사이클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는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세일즈포스와 아이온큐의 성적표는 AI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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