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는 관세 15% … 더 높아질 수도”

2026-02-26 13:00:04 게재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122조 한시관세 뒤 301·232조 병행 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15% 관세”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미국 무역당국 수장이 “일부 국가 15%, 다른 국가는 그 이상”을 시사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현재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 중이며 일부 국가에는 15%로 인상하고 다른 국가에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전세계(Worldwide)에 15%’라고 적은 것과 결이 다르다. ‘전세계’ 대신 ‘일부’로 한정한 점이 핵심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조치에 위법 판단을 내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122조는 최대 15%를 150일간 한시로 부과할 수 있는 규정으로 현재의 10~15% 관세는 구조적 체계라기보다 임시 안전판에 가깝다.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합동회의 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착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그리어 대표가 언급한 “더 높은 관세”는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조치로 해석된다. 그는 22일 ABC 인터뷰에서 브라질과 중국에 대한 301조 조사 개시를 밝히며 아시아 국가들의 과잉생산(overcapacity) 문제도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절차는 연방관보 공고→의견수렴→청문회→상대국 협의→보고서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그는 “불공정 무역관행이 미국인에게 끼친 피해를 산정할 것”이라며 시정이 없으면 관세 또는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이 정책 재건을 막지 못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의 재량권을 전제로 한시관세(122조)→구조관세(301조)로 넘어가는 단계적 설계를 시사한 셈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도 병행카드로 거론됐다. 232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그리어 대표는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한 조사 여부에 “상무부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안보 품목을 축으로 품목별·국가별 선별 압박이 결합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법 338조도 “특정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조항은 미국이 제3국 대비 차별을 받는 경우 최대 50% 관세를 허용하지만 발동 사례는 아직 없다. 협상을 위한 상징적 카드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리어의 발언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세정책의 축은 유지한다는 점이다. 둘째, 법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복수의 법적수단을 층위별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향후 301조 조사 범위와 232조 안보 품목 지정이 핵심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