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정국 속 ‘반쪽 상임위’…파열음 속출
복지·문체위, 여당 단독 의결
종료 임박 대미투자특위 ‘공전’
여당의 ‘사법개혁’ 법안 강행처리에 야당이 전면 필리버스터로 맞서며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주 상임위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하면서 26일 열린 보건복지위와 문체위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활동 기한이 임박한 대미투자특별위원회도 계속 공전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개최와 관련해 여당의 독단적 운영을 비판한 국민의힘은 장관 현안 보고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리 실패’ 문제가 제외된 점도 문제 삼았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간사)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큰 코로나 백신 관리 실패를 포함시켜야 함에도 이는 제외했다”면서 “정은경 장관의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제사법위가 아동수당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복지위의 합의안인 ‘2026년 한시적 차등지급안’을 삭제하고 ‘지역화폐 1만원 추가 지급안’을 임의로 포함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김 의원은 “복지위에서 치열한 논의와 양보 끝에 도출했던 ‘아동수당법 개정안’ 여야 합의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고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역시 “복지위를 패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며 “오늘 현안 질의는 협치를 전제로 한 의회 민주주의도, 위원회 중심주의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정치의 본질도 아니다”라고 말한 뒤 퇴장했다.
이날 복지위는 여당 단독으로 환자기본법 개정안 공청회 계획서를 의결하고,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 의대 정원 확대 및 지역의사제 도입 등 현안 보고를 진행했다. 같은 날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역시 국민의힘 의원 없이 진행, 국제문화행사 지원법 등 36건의 법률안을 단독 의결했다.
정국 경색으로 상임위 곳곳이 파행되면서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특별위원회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는 3월 9일 활동 기한 종료를 앞둔 대미투자특위는 차기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 중이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특위는 앞선 두 차례 회의가 파행을 거듭하며 소위원회 구성은 물론 법안 상정도 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간 통상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며 ‘국회의장 본회의 직권상정’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무조건적인 반대만을 고수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27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진정 협치를 원했다면 ‘사법파괴 3법’을 본회의에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특위에 참여하기는 투쟁 동력이 약해질까 우려되고 계속 불참하자니 ‘국익 외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야 간사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기한 내 특위 재개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