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개정,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

2026-02-27 13:00:03 게재

주주권 보호·기업지배구조 정상화 전환점

정기주총 앞두고 자사주 소각 안건 부상

추가 거버넌스 개선 정책, 주가 부양 전망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1, 2차 상법 개정과 함께 이번 입법은 주주권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정상화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자사주 관련 안건이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중복상장 규제 등 추가 거버넌스 개선 정책 기대감이 주가에 증시 부양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3월 중순 시행 예상 = 27일 금융투자업계는 3차 상법 개정안이 다음 달 중순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 공포한다는 점에서 3월 중순부터 시행이 예상된다.

증권가와 시민사회단체는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방어와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에 제동을 거는 이번 입법이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거버넌스 불투명성’과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법적 강제성을 넘어 기업들이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는가로 이동할 것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3차례의 상법 개정은 한국 자본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넘어 ‘구조적 리레이팅(상향 재평가)’으로 나아가는 변곡점으로 작용했다”며 “주총 시즌 주요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 강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각 기업별로 발표되는 자사주 소각 계획과 주주환원 동향, 주총 시즌 정책의 현실화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주주환원의 재원이 본업에서 창출된 현금을 통해 지속 가능한지 여부와 성장을 위한 투자(CAPEX)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주 자사주 소각 요구 급증 전망 =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자사주 보유, 처분 계획에 대한 안건이 대거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의 자사주 소각 요구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상법 개정의 핵심적인 변화는 자사주 보유에서 소각으로의 원칙 전환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자사주 권리 제한과 소각 의무화 △ 예외적 보유 및 처분 허용 △ 지배구조 개편시 자사주 활용 제한 △위반시 제재 등이다.

자사주 취득 날로부터 1년 이내 소각 의무를 원칙으로, 기보유 자사주도 소급 적용된다. 다만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예외적으로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등 경영상 필요시 주주총회승인을 통해 보유, 처분이 가능하다. 또 통신, 항공 등 외국인투자제한 규정이 있는 업종의 경우에는 3년 이내 처분하거나 주총 승인을 통해 지속적인 보유가 가능하다.

자사주에 대한 권리를 명확하게 하며 의결권·배당권·신주인수권행사, 사채발행 및 질권설정을 금지했다. 이는 소위 ‘자사주의 마법’을 금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들은 자사주를 취득한 뒤 이를 장기간 보유하거나, 우호지분 확보·합병 비율 조정 등 경영권 방어 수단 등으로 이용해 오며 자사주를 본래 취지인 주주환원 수단이 아니라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자산으로 사용해 오며 한국 증시 저평가를 불러온 바 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총 시즌에 기업들의 정관변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안에서는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 보유를 허용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정관에 그 사유를 규정한 경우다(제341조의 4 제2항 제5호). 이 연구원은 “다수의 기업이 구체적인 사업전략과 재무구조 개선안을 제시하고, 정관변경을 통해 자사주 보유를 위한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복상장 규제·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 증권가에서는 중복상장 규제와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등 거버넌스 개선 입법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증시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시급성을 강조한 과제로 주가 누르기 방지법, 중복상장 규제 관련 법안이 우선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며 “스튜어드십코드 확대 개편, 의무 공개 매수 제도 강화 등도 함께 거론돼 추가 입법 흐름이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상장된 모회사가 자회사 중복상장을 어렵게 하는 가이드라인이 이르면 다음 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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