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상법 개정안 날개 달았다

2026-02-27 13:00:02 게재

한달 새 31.5%↑… 2800선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3차 상법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힘입어 2800선을 돌파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오전 9시10분 현재 2802.38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2130.56에 비해 한 달 새 31.53% 상승했다.

이번 밸류업 지수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3차 상법 개정안’의 통과가 손꼽힌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세와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상법 개정으로 신규 취득 자사주의 1년 내 의무 소각과 기존 자사주의 유예 기간 내 처리가 법제화되면서, 시장은 이를 ‘강제적인 주당 가치 상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을 기점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도적 기틀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입법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거버넌스 불투명성’과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세 번째 단계”라며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매입’이 곧 발행주식 수 감소로 이어져 주식의 고유 가치를 높이는 글로벌 표준으로 회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동일한 기업가치와 배당 총액을 가정하더라도 주당순이익(EPS)과 주당배당금(DPS)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이전까지 시장가격 기준 약 20조원 규모의 자사주가 소각된 것으로 집계된다. 정 연구원은 “그간 기대감에 머물렀던 정책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증권·보험·은행 등 저PBR 업종을 중심으로 급등 랠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자사주 취득 및 대규모 소각 공시로 화답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2조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고, 삼성전자는 6조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결정 및 3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거래소는 상법 개정과 같은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정책에 발맞춰 올해 상장사 대상의 일대일 지배구조 및 공시 맞춤형 컨설팅을 대폭 확대한다. 최근 발표된 고배당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제출과 관련해 약 300여 사로 추정되는 고배당기업이 3월 정기주총 다음날까지 누락 없이 공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두 차례 온라인 설명회와 컨설팅 등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5일 법무부에서 발표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등 최신 정책 내용을 반영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3월 중 개정하고, 시장 내 주주 존중 문화가 널리 안착되도록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Korea Value-up Index)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상장사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유도하기 위해 2024년 9월 도입됐다. 시가총액 상위 400위 이내의 규모 요건과 더불어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 등 질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별된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을 채택하되 특정 종목의 편중을 막기 위해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하고 있으며, 매년 6월 정기 변경을 통해 지수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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