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1000억 손배소’ 4월 선고
라이노스 ‘IPO 회피로 손해’ 소송
전환사채 ‘부채냐 자본이냐’ 쟁점
재판부, 손배 책임제한 의견 요청
게임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와 투자자 라이노스자산운용 간 100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심 결론이 오는 4월에 나온다. 비상장사의 전환사채(CB) 회계 처리 기준 및 상장 책임 유무를 가늠할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려있는 소송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는 26일 미래에셋증권이 스마일게이트를 상대로 제기한 1000억원의 손해배상 및 매매대금청구 소송 1심 변론을 종결하고 4월 2일 오전 10시로 선고기일을 잡았다.
이 소송에서 미래에셋증권은 법적 원고로, 실질 당사자는 미래에셋을 통해 200억원 규모의 스마일게이트 CB를 매입한 라이노스자산운용이다. 라이노스는 스마일게이트가 계약대로 주식시장 상장(IPO)을 추진하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2023년 11월 1000억원을 청구했다.
앞서 라이노스는 2017년 12월 CB 200억원어치를 매입하면서 스마일게이트와 ‘만기(2023년 12월 20일) 직전 사업연도(2022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일 경우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스마일게이트는 2022년 영업이익 3641억원을 달성하며 기업가치가 최소 수조원에 달하는 유니콘이 됐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5357억원의 CB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를 당기순손실로 반영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근거로 기업가치가 오르면 전환권 가치 등이 커진 만큼 부채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본 것. 스마일게이트는 그 결과 당기순손실 1426억원으로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IPO를 미뤘다.
이에 대해 라이노스는 금융감독원의 질의회신을 근거로 “CB를 부채로도 자본으로도 인식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었음에도 스마일게이트가 상장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채로 계상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상장 전 공모가에 따라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000억원의 액수를 정했다.
재판부는 26일 변론기일에서 “손해배상 소송은 여러 관문이 있는데 마치 첫번째 관문만 있는 것처럼 원피고가 책임 유무만 치열하게 다툰다”며 “책임 유무라는 첫번째 관문 이후 손배액이나 책임제한 등 구체적 액수를 산정할 수 있도록 다음 관문에 대한 의견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책임제한이란 손배액의 일부를 감경해 공평한 분배를 도모하는 법리로, 판례상 제3의 조정제도로 논의되며 사실심 재량에 맡겨진다.
이에 라이노스측은 “만약 선행쟁점이 인정될 경우 손해액이나 책임제한 등이 미흡하다 본다면, 우리의 주장을 충분히 정리해 예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측에 “내달 첫주까지 의견을 내 피고측이 이에 반박의견을 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